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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소 WC] 묵화마녀 진서연, 정과 동 극명한 대비 연출 ‘환상적’
작성자 서삼광
2015.11.13 20:22
조회  1,302

‘블레이드 & 소울’의 ‘선’과 ‘악’의 대립이, 작품을 대표하는 OST ‘바람이 잠드는 곳으로’에 실린 훌륭한 공연이었다. 13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초연된 ‘묵화마녀 진서연’의 이야기다.

‘묵화마녀 진서연’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MMORPG ‘블레이드 & 소울’을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 극은 미디어파사드, 플라잉 등 화려한 무대 연출로 현대적인 무협세계를 담는데 성공했다. 또, 조명의 극명한 대비와 동양적 색체의 유려한 움직임,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함께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이 각각 ‘정’과 ‘동’, ‘선’과 ‘악’의 배비로 약 1시간 10분가량의 공연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블소 WC] 묵화마녀 진서연, 정과 동 극명한 대비 연출 ‘환상적’

▲블레이드 & 소울을 대표하는 미녀 캐릭터이자 '묵화마녀 진서연'의 주인공 진서연

공연의 시작은 ‘블레이드 & 소울’ 도입부와 유사했다. 아름답게 흐르는 단소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묵직한 연주와 어우러진 수면의 이미지는 실제 게임에서 막내가 만난 폭풍을 연상케 했다.

인트로가 끝나고 짙은 홍갈색 조명이 켜지자 주인공인 ‘진서연’이 ‘귀천검’을 꽂고 등장했다. ‘진서연’은 자신의 내적 갈등을 담은 독백으로 무대의 막을 열었고, 뒤이어 묵인들이 무리를 뚫고 ‘홍성파’의 제자이자 플레이어의 분신인 막내가 무대에 올랐다.

‘진서연’과 막내는 서로의 입장이 엇갈리듯 교차된 듀엣으로 좌중을 압도하며 ‘묵화마녀’의 탄생을 알렸고, 이어 ‘마황’의 부활을 노리는 악의 세력들과 이에 억눌리는 민중의 합창이 시작됐다.

[블소 WC] 묵화마녀 진서연, 정과 동 극명한 대비 연출 ‘환상적’

▲민중들의 고통은 선과 선을 잇는 유려한 움직임으로 표현됐다

이 합창은 민중의 비탄 어린 합창곡은 폭력의 상징인 채찍소리와 만나 비극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민중들은 삶의 고뇌와 ‘마황’의 추종자들에 시달린 무계를 강조하 듯, ‘탁기’를 상징하는 자주색과 암적 조명으로 무거움을 더했다.

민중들의 고뇌와 달리 ‘마황’의 세력은 강력한 조명과 빠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경으로 아크로바틱한 움직임과 함께 등장했다. 이는 어두워진 세상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어 악의 세력이 득세하는 암흑기를 강조했다. 특히 역동적인 군무는 뮤지컬을 처음 접한 관객들도 매료될 만큼 화려한 볼거리였다.

‘마황’의 세력의 군무는 고통 받는 민중의 무리와 조우해 정점을 찍었다. ‘마황’의 세력은 등장과 같은 화려한 움직임으로 민중을 핍박했고, 민중은 바닥을 기는 유려한 움직임으로 동양적인 색체의 ‘한’을 표현했다.

고통받는 민중을 해방하기 위해 ‘홍석근’을 비롯한 홍문파와 ‘비월’이 푸른 조명과 함께 등장했다. 조명은 밝은 세상이 오는 것을 은유하듯 점차 멀어졌고, ‘마황’을 상징하는 붉은 조명을 집어삼켰다.

[블소 WC] 묵화마녀 진서연, 정과 동 극명한 대비 연출 ‘환상적’

▲비월과 진서연의 만남

이어 ‘비월’의 독백이 담긴 ‘바람이 잠든 곳’이 조용히 울려 펴졌다.

이 곡은 원작게임 ‘블레이드 & 소울’에서 서브 퀘스트 ‘남쪽에 핀 슬픈 꽃’에 사용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다. 이 퀘스트는 출산 중에 죽은 ‘풍’국 황후 ‘남설린’과 황후를 향한 충정으로 순직을 택한 악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 뮤지컬로 각색된 ‘묵화마녀 진서연’에서는 세상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비월’과 ‘진서연’의 만남과 아픈 사연(스승과 제자)을 대변하는 곡으로 잔잔하게 울려 펴졌다. 이 장면은 같은 단어와 음색으로 ‘진서연’을 구하려는 ‘비월’과 ‘탁기’로 고통받는 ‘진서연’의 처지가 음율을 타고 교차했다.

이어 ‘블레이드 & 소울’ 게이머라면 익숙할 장면이 펼쳐졌다. 홍문파가 멸문하기 전 막내(플레이어)와 홍문파 제자들의 유쾌한 하루의 시작으로 장면이 전환된 것. 이 장면에서 홍문파 장문인 홍석근은 ‘악’에 대한 정의와 대처법을 설파하며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암시했다.

[블소 WC] 묵화마녀 진서연, 정과 동 극명한 대비 연출 ‘환상적’

▲플레이어의 분신인 막내

실제로 ‘홍성파’의 순서가 끝나자 적대 세력이 등장했다. 이 장면은 ‘진서연’과 ‘비월’, 무신 ‘천진권’의 이야기를 빠른 템포의 랩으로 표현됐다. 많은 이야기를 짧은 뮤지컬 속에 담기 위한 시도였음은 분명하고, ‘블레이드 & 소울’이 담은 펑키한 느낌을 살리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이어 ‘진서연’의 등장과 ‘홍문파’의 멸문이 교차하면서 ‘묵화마녀 진서연’이 클라이막스로 향했다.

막내를 살리기 위해 ‘홍석근’은 ‘진서연’에게 ‘귀천검’을 넘기고 그 역시 절명한다. 이 장면에서 푸른색의 조명의 색체는 더 강하게 무대를 내 비쳤고, 선의 길을 맹세하는 막내의 독백의 비장감을 돋보이게 했다.

흩날리듯 흐르던 막내의 독백은 자주색 조명과 함께 강한 톤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선’을 행하기 위해서는 힘을 얻어야 한다는 막내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고, 동시에 ‘진서연’이 등장해 서로 ‘마계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겠다’, ‘마계에 사람들을 밀어 넣겠다’는 대사가 동시에 울려펴지며 두 주인공의 갈등도 교차했다.

이후 공연 초반부의 장면이었던 ‘진서연’과 ‘귀천검’이 다시 등장했다. 하나의 장면을 끝과 종료 시점에 배치하는 재귀적 연출이었다. 극의 이해를 돕고, 몰입도를 위한 연출로 보인다.

‘선’과 ‘악’을 상징하는 두 인물의 대결은 흥겨운 사물놀이패와 검은색 복장의 B-Boy 그룹의 대립으로 무대 위에서 형상화 됐다.

[블소 WC] 묵화마녀 진서연, 정과 동 극명한 대비 연출 ‘환상적’

▲홍문파 동문을 잃은 막내가 절규하며 무공의 끝과 힘을 갈구하는 장면

동양적인 색채로 ‘선’과 ‘한’을, 일렉트로닉 음을 비롯한 현대적인 것을 ‘악’으로 은유해온 연출이 마지막 전투를 앞둔 두 명의 주인공과 대비돼 극에 달한 장면이었다.

장면의 분위기와 달리 무대 위는 흥겨운 장단으로 넘쳐났다. 사물놀이패의 꽹가리, 장구가 둔중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울려 퍼졌고, 이를 경쾌한 탭댄스의 장단이 받아쳤다.

두 세력의 다툼이 종료되자, ‘진서연’의 복수의 칼날이 ‘천진권’에 꽂히며 원작에서도 그려졌던 ‘묵화마녀 진서연’의 복수가 마무리 됐다. 사부를 죽였다는 누명과 탁기에 몸을 맡겼다는 이유로 ‘묵화마녀’라는 이름을 얻은 ‘진서연’이 자신의 복수와 세상에 대한 오열이 터졌다.

이 장면에서는 ‘진서연’과 ‘비월’의 듀엣으로 울려 퍼졌던 ‘바람이 잠든 곳’이 막내와 ‘진서연’의 두 입을 통해 아우러졌다. 앞서 이 곡에서 ‘비월’의 연민과 ‘진서연’의 아픔이 교차했다면, 이 장면에서는 ‘진서연’의 후회와 막내의 마지막 결심이 엇갈렸다.

[블소 WC] 묵화마녀 진서연, 정과 동 극명한 대비 연출 ‘환상적’

이후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의 대비와 엇갈린 인연을 상징하는 곳 ‘바람이 잠든 곳’이 주인공인 ‘진서연’의 솔로와 등장인물들의 코러스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를 가득 채우며 막이 내렸다.

짧은 공연시간으로 인해 ‘묵화마녀’의 탄생과 죽음은 압축됐지만, ‘블레이드 & 소울’을 관통하는 ‘진서연’의 일대기를 엿보기에는 충분했다.

반면 ‘블레이드 & 소울’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이야기의 전개나 스토리 전개가 함축적이고 재귀적이라 아쉬운 감도 들었다. 주인공인 ‘진서연’과 ‘비월’의 관계, ‘마황’과 ‘천진권’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다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온게임넷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게 된 이날 공연은 현장 관람객 3000여명과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세계 각지의 네티즌들로부터 환상적인 공연이었다고 찬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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