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커 스튜디오와 넷이즈의 '램넌트의 바다(Sea of Remnants)'는 아름다운 비주얼과 탄탄한 음악으로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게임플레이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두 가지 리듬을 동시에 요구받는 느낌이 든다. 육상에서의 전투는 신중한 턴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지셔닝과 시너지, 크루의 '클래스 빌드'를 꼼꼼히 읽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다 배를 타고 해안을 벗어나는 순간 템포가 완전히 뒤바뀐다.
해상 전투는 실시간으로 전개되며, 정밀함보다는 스펙터클에 가까운 영화적 연출이 펼쳐진다. 설계 의도상 두 방식은 서로 맞물려 순환 구조를 이루도록 돼 있다. 서머 게임 페스트에서 체험한 데모에서 이 야심은 가장 흥미로운 요소이기도 했고, 동시에 이음새가 가장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했다.
먼저 확실히 잘 작동하는 부분부터 살펴보자. 아트 디렉션은 단번에 시선을 끄는 요소다. '램넌트의 바다'는 인형극 판타지 미학을 전면에 내세우는데, 그 결과 아름다우면서도 묘하게 비현실적인 세계가 탄생했다. 글로벌 퍼블리싱 시니어 디렉터 티베는 이 비주얼 방향성이 무엇보다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바다에 빠져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무 인형이라는 설정 자체가 이미 조금 망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약간 뒤틀리고 꿈결 같은 스타일이 전제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그 논리는 화면에서도 명확하게 읽힌다. 바다는 날씨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고, 각 섬은 저마다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품고 있으며, 오리지널 스코어는 전투 사이사이의 분위기를 조용히 채워낸다.
구조도 또 다른 강점이다. 로그라이크 토대 위에 세워진 '출항-탐험-수집-귀환' 사이클은 오픈 월드가 계속 변화할 이유를 만들어준다. 항해에 나설 때마다 크루의 클래스와 빌드를 재구성할 수 있으며, 티베 시니어 디렉터(Senior Director of Global Publishing Tibe)는 이 로그라이크적 뿌리가 진정한 차별점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팀의 목표는 통상 세 가지 모두를 거부하는 구조 위에 진짜 RPG 깊이와 내러티브, 캐릭터 서사를 쌓아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400명 이상의 NPC가 저마다의 루틴을 갖고 생활하는 허브 도시 '오브토피아'는 그 야심이 감정적으로 착지하는 공간이다. 스튜디오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프레이밍은 이 게임이 바다에서 무엇을 건져 올리느냐보다 누구를 위해 돌아가느냐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며, 그 구심점은 강력하다.

그렇다면 다듬어야 할 부분은 어디일까. 대부분 연결 고리에 해당하는 부분들이다. 이 게임의 핵심 축인 턴제 육상 전투와 실시간 해상 전투 사이의 전환이 이번 빌드에서는 다소 급격하게 느껴졌다. 메뉴와 화면 전환이 더 매끄럽고 직관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로그라이크 루프의 다양성은 이 짧은 분량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웠고, 아직 방향을 잡아가는 게임에서 나타날 법한 거친 면모도 몇 차례 눈에 띄었다. 망가진 느낌은 아니었다. 미완성의 느낌이었는데, 그것은 전혀 다른, 그리고 훨씬 납득 가능한 이야기다.
장기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로서 '램넌트의 바다'는 세계를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고 일정한 호흡으로 서서히 드러내도록 설계됐으며, 티베는 그 느린 공개 방식 자체가 스튜디오의 진짜 야심이라고 말했다. 비주얼과 아이디어, 그리고 루프의 가능성만으로도 이 항해가 어디로 향하는지 끝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출항 전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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