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 Korea6/11/2026

젠 아틀라스 디렉터 우에다 후미토가 말하는 감성적 명작의 조건: "유저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고 싶습니다

Summary

전설적인 디렉터를 만나 그의 차기작에 얽힌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에다 후미토의 신작에는 항상 특유의 신비로운 매력이 감돈다. 익숙하면서도 설레는 감각, 그리고 다른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캐릭터와 유저 간의 깊은 교감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코, 완다와 거상, 그리고 더 라스트 가디언을 탄생시킨 이 거장은 젠 아틀라스를 통해 기존의 판타지 세계에서 벗어나, 깨어나길 기다리는 거대 로봇들이 해안가에 흩어져 …

우에다 후미토의 신작에는 항상 특유의 신비로운 매력이 감돈다. 익숙하면서도 설레는 감각, 그리고 다른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캐릭터와 유저 간의 깊은 교감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코, 완다와 거상, 그리고 더 라스트 가디언을 탄생시킨 이 거장은 젠 아틀라스를 통해 기존의 판타지 세계에서 벗어나, 깨어나길 기다리는 거대 로봇들이 해안가에 흩어져 있는 SF 세계로 무대를 옮겼다. 고요히 쓰러져 있는 이 거대한 강철 피조물들의 이미지가 바로 이번 신작의 출발점이 되었다.

지난주 서머 게임 페스트 인터뷰에서 우에다는 "게임에 거대 로봇을 등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은 확고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머릿속에서 도무지 떠나지 않는 강렬한 이미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머리가 분리된 로봇이 자신의 머리를 겨드랑이에 끼고 걸어가는 모습이었죠. 그 시각적 강렬함을 어떻게든 게임 속에 구현해 내고 싶었고, 거기서부터 모든 아이디어가 뻗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티타늄 동체와 강철 머리 파츠로 무장한 기체들을 데리고 정확히 어떤 플레이를 펼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약간의 추가 게임플레이가 포함된 젠 아틀라스의 SGF 확장 트레일러를 찬찬히 뜯어보면 몇 가지 단서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더 라스트 가디언에서 선보였던 파트너 시스템이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보이는데,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바로 인간 주인공뿐만 아니라 이 거대한 파트너 역시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자신의 작품에서는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향이지만, 이런 방식의 컨트롤을 원했던 유저들의 피드백을 우에다가 적극 수용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전투의 비중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났다. 쫓아오는 적들을 향해 연사하는 에너지 무기는 물론, 타격 지점 반경의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파괴적인 궤도 폭격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액션 요소에 있어서 전작들과 완전히 상반된 노선을 걷기로 한 우에다의 의도적인 선택이다.

"저의 첫 작품인 이코를 돌아보면 전투가 핵심 메커니즘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입을 열었다. "그 후 '이번에는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반대 방향으로 키를 틀어서 변화를 줘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 결과물인 완다와 거상에서는 액션과 전투, 그리고 폭력의 수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그러다 더 라스트 가디언에서는 또다시 정반대의 노선을 택했죠. 이런 흐름을 놓고 보면, 이번 젠 아틀라스에서는 다시금 전투의 비중을 대폭 끌어올릴 타이밍이 온 셈입니다."

단순히 검을 휘두르고 찌르는 수준에 머물렀던 과거의 액션과 달리, SF로 장르를 전환하면서 무기 선택지 역시 훨씬 다채로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무대의 변화가 작품의 본질적인 테마마저 바꿨다고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다. 자연과 인간의 교감, 미지의 세계에 얽힌 서사의 발견, 그리고 철저한 고립 속에서 피어나는 뜻밖의 유대감이라는 우에다 특유의 테마는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이다.

"유저의 삶과 마음 한구석에 지워지지 않을 무언가를 남기고 싶습니다.

"테마적 측면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하실 겁니다." 우에다가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가 그동안 세계관을 구축해 온 방식을 돌이켜보면, 매번 새로운 세계와 그 안의 생명체를 창조할 때마다 세우는 철칙이 하나 있습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어딘가에 실재할 것만 같은 세계를 만들고, 그 위에 여러 겹의 레이어를 쌓아 올려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이죠. 철저히 그 세계관만의 고유한 현실성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저들이 모든 여정을 마친 후 10년이 지난 뒤에도 문득 '그 세계는 아직 남아있을까? 그곳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만약 진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라고 스스로에게 되묻게 되기를 바랍니다."

잘 알려져 있듯, 우에다의 전작들은 모두 소름 돋을 만큼 고요한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삼아왔다. 완다와 거상의 웅장한 신전이든 이코의 미로 같은 거대 성이든, 수백 년의 세월을 품은 건축물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뼈대였다. 그러나 미래로 무대를 옮겼다는 것은, 특유의 쓸쓸하면서도 고독한 '분위기'를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함을 의미했다.

"이 프로젝트를 SF 세계관으로 확장하면서, 과거의 판타지 배경이나 테마와는 어울리지 않아 미처 시도하지 못했던 요소들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작에서는 주인공과 로봇이 서로 소통하게 되는데, SF 설정상 대화 로그가 남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죠. 이처럼 판타지를 벗어나 SF라는 장르적 토대로 넘어오면서 얻게 된 메리트가 확실히 존재합니다."

우에다의 작품에서 '대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완다와 거상에서 들을 수 있는 인간의 언어라곤 애마를 부르는 완다의 "아그로!" 외침이 전부였고, 더 라스트 가디언에서 위험천만한 유적을 돌파하기 위해 토리코에게 내리는 짧은 명령이 그나마 조금 더 발전한 형태였다. 인간의 언어는 이 서사 구조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왔지만, 젠 아틀라스는 이 영역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언어의 힘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도 유저들의 감정선을 쥐고 흔들었던 이 디렉터의 스토리텔링 파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대감이 앞선다.

"유저의 삶과 마음 한구석에 지워지지 않을 무언가를 남기고 싶습니다." 우에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 흔적이 반드시 긍정적인 감정일 필요는 없어요. 때로는 상처나 아픔일 수도 있죠. 모든 여정이 해피 엔딩일 수는 없으니까요."

"저 역시 그 흔적의 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단정 짓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유저를 슬프게 만들어야지' 같은 단순한 도식은 제 방식이 아닙니다. 이야기는 꽤 복잡하게 얽혀 있고, 거기서 어떤 감정을 느낄지는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이죠. '이 장면에서 우셔야 합니다'라거나 '이건 너무 슬픈 상황이야'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악당이 등장했으니 이제부터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야'라고 노골적으로 떠먹여 주는 캐릭터도 없습니다. 특정 감정으로 도달하는 단 하나의 결론으로 유저를 유도하지 않아요. 그저 여러분의 내면에 어떤 감정이 피어나든, 그리고 그것이 여운으로 남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기쁩니다. 그 울림을 전달할 수만 있다면 저는 완벽히 만족합니다."

우에다의 게임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며, 이는 그의 예술적 의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하지만 그의 게임을 접한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단 하나의 보편적 감정이 있다면, 바로 압도적인 '경외감'일 것이다. 2005년 거상을 처음 마주했을 때나, 2016년 개와 새가 섞인 거대 생명체 토리코와 눈을 맞췄을 때처럼 말이다. 젠 아틀라스의 첫 공개 트레일러를 보면 이러한 기조는 이번 작에서도 흔들림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영상의 모든 프레임마다 장엄한 스펙터클이 녹아 있다. 거대한 스케일이 주는 압도감은 우에다가 늘 집착해 온 요소 중 하나인데, 이는 '와우' 하고 탄성을 내뱉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을 통해 인간적인 교감을 이끌어내려는 그만의 거대한 서사적 장치다.

"인간은 압도적인 크기의 무언가를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강렬한 매력을 느낍니다." 우에다가 덧붙였다. "그게 로봇이든, 메카닉이든, 생명체이든 상관없이요. 예를 들어 고래는 엄청나게 거대하죠. 왜 그럴까요? 그 크기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거대한 불꽃놀이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감하실지 모르겠지만, 일상적인 규격을 아득히 뛰어넘는 거대한 존재 앞에서는 누구나 신비로움과 경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이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젠 아틀라스에 대해 아직 베일에 싸인 정보가 산더미 같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은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극한의 의도를 담아 정교하게 디자인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에다의 게임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지난 25년 동안 단 세 편의 타이틀만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늘 기다림 이상의 가치를 입증해 왔다. 그렇기에 언제나 가슴 뛰는 기대감이 동반된다. 게임 초반에 느끼게 될 그 경이로움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무렵 어떤 감정으로 진화해 있을까? 환희일까? 먹먹함일까? 아니면 희망일까? 아마 우리 모두 각자 다른 해답을 얻게 될 것이다. 당장 확정된 출시일이나 발매 시기조차 없는 상황이기에, 일단은 이 달콤한 인내의 시간을 조금 더 견뎌내야만 한다.

인터뷰 시간이 끝을 향해 갈 무렵, 우에다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과연 젠 아틀라스라는 타이틀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늘 그렇듯, 돌아온 대답은 유저의 해석에 따라 수만 가지 갈래로 뻗어나갈 수 있는 다층적인 의미를 품고 있었다.

"우선 '젠(Gen)'에는 다중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에다가 설명했다. "제네시스(창세기, Genesis), 유전자(Gene), 생성(Generate), 그리고 세대(Generation)라는 단어들의 근원이 되는 어근이죠. 그리고 '아틀라스(Atlas)'를 들으면 보통 세계지도를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 즉,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동시에 아틀라스는 해부학적으로 머리와 목을 연결하는 환추(제1경추)를 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았을 때, 저는 젠 아틀라스라는 두 단어의 결합이 이 모든 다층적인 의미를 아우르는, 무언가 매우 웅장하고도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유저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 타이틀에 숨겨진 진짜 의미의 조각들을 하나로 맞추는 것은, 머지않은 미래에 젠 아틀라스가 우리 곁을 찾아왔을 때 온전히 유저들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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