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반 동안의 '스타폭스' 체험을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이미 여러 번 해본 게임의 리메이크작을 이렇게까지 빨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랐다. 고전 명작인 '스타폭스 64'를 새롭게 다듬은 이번 작품은 단순히 그래픽만 개선했던 3DS 버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본을 전면 개편하고, 닌텐도 게임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뛰어난 성우 연기와 컷신 연출을 더해 '라일라트 전쟁'을 한층 더 깊이 있고 영화처럼 그려내고 있다.
신작은 원작의 레벨 디자인과 게임플레이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이야기와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렇다고 기존 스테이지들이 낡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선명한 그래픽, 경쾌한 조작감, 그리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트랙은 닌텐도가 목표로 한 거대한 스케일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완전한 신작 대신 또 다른 스타폭스 64를 만나게 된 것에 실망한 팬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 발표를 들었을 때는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직접 경험해 보니, 2026년에 선보일 수 있는 스타폭스 64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작품의 현대적인 연출은 이 시리즈가 항상 추구해 온 분위기, 즉 동물이 등장하는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에 더욱 가까워졌다. 물론 원작자인 미야모토 시게루는 초기 개발 당시 여러 공상과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타워즈'와의 유사성은 언제나 가장 눈에 띄는 요소였고,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이번 작품은 그 점을 더욱 강렬하게 상기시킨다.
새로운 컷신에서는 '폭스', '팔코', '페피', '슬리피'가 '페퍼 장군'의 홀로그램 주위에 모여 다음 임무를 하달받는다. 이 모습은 반란군이 데스 스타를 파괴하기 위해 작전을 짜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화면이 '그레이트 폭스'에서 오합지졸 조종사들이 향하는 행성으로 부드럽게 이동할 때 들려오는 경쾌한 목관악기 소리도 일품이다. 공상과학 세계관 특유의 거칠고 투박한 분위기 또한 잘 살려냈으며, 새로운 아트 스타일 덕분에 이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폭스는 만화 속 액션 영웅과 실제 여우를 반씩 섞어놓은 듯한 외모다. 수염이 뚜렷하게 보이고, 말을 할 때마다 귀가 뒤로 접히기도 한다.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이런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가 아주 성공적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금 꼬질꼬질해 보이기도 하지만, 츄바카 역시 꽤 냄새나는 녀석 아니었던가.
이런 영화적인 연출은 단순히 먼 옛날 은하계의 추억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는 게임이 그저 영화 같다고 해서 무조건 훌륭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연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이번 작품은 그런 면에서 세계관을 훨씬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덕분에 이전 시리즈의 어떤 동료들보다 지금의 팀원들에게 더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 이 거대한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인물과 세계관에 쏟은 정성은, 내가 직접 뛰어드는 모든 임무에 깊은 몰입감을 더해준다.
몰입감은 완전히 새롭게 꾸며진 첫 훈련 임무에서부터 바로 시작된다. 폭스가 혼자서 건조하게 기초를 배우는 대신, 세 명의 동료와 함께 가상 현실 전투 시뮬레이션에 참여한다. 덕분에 조작법을 익히는 동시에 캐릭터들의 성격까지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 슬리피는 여전히 덜렁대며 실수로 폭스의 아윙에 부딪히고, 페피는 그런 그를 따끔하게 혼낸다. 팔코는 폭스가 잡을 뻔한 적을 가로채며 으스대는데, 이는 두 사람의 라이벌 구도가 앞으로 더욱 짙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윙의 조작법을 모두 익히고 나면 팔코가 시뮬레이션 난이도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한껏 올려버린다. 결국 시스템이 다운될 때까지 엄청난 수의 적기들이 몰려오는 장관이 펼쳐진다.
아윙의 조작감은 환상적이다.
튜토리얼을 이렇게 매력적으로 풀어낸 점도 좋았고, 곧바로 팀원들이 VR 헤드셋을 벗으며 대화를 나누는 첫 번째 컷신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도 훌륭했다. 나는 곧장 성우들의 연기와 애니메이션에 감탄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했는데, 닌텐도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대사 립싱크는 물론이고 표정 변화와 시선 처리까지 매우 정교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게임 플레이 중에는 초당 60프레임으로 아주 부드럽게 구동되는 반면 컷신은 30프레임으로 다소 투박하게 재생된다는 것이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 스타폭스!
다음으로 원작의 첫 스테이지를 새롭게 재단장한 코네리아로 강하했다. 여기에서도 환상적인 디테일은 빛을 발했다. 아윙이 변신하거나 기계 장치가 움직이는 부위 근처에는 신체 부위 주의 또는 탑승 금지 같은 경고문이 적혀 있고, 팔코의 기체 뒤쪽에는 깃털이 달린 파란 날개가 그려져 있는 등 소소한 볼거리가 가득했다.
아윙의 조작감은 환상적이다.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구간에서도 화면을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날아가며, 컨트롤 스틱을 살짝만 움직여도 실제 조종간을 잡은 것처럼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조작 방식으로 거치형 콘솔에서 즐기는 재미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달았다. 닌텐도가 HD 시대에 내놓았던 유일한 시리즈작인 위 유 버전은 직관적이지 않은 조작법 때문에 비판받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에서 표준 조작법으로 돌아온 것은, 이리저리 패드를 휘두르거나 터치스크린을 써야 했던 시대를 지나 다시 버튼으로 링크의 칼을 휘두르게 되었을 때 느꼈던 안도감과 비슷했다.
나는 이번 체험을 앞두고 예습 삼아 원작을 다시 플레이해 두었다. 덕분에 레이저와 폭탄으로 적을 파괴하며 콤보를 쌓아가는 특유의 리듬감에 곧바로 빠져들 수 있었다. 적의 배치나 스테이지의 진행 속도는 닌텐도 64와 3DS 시절과 완전히 똑같아 보였다. 하지만 이 레벨 디자인은 2026년인 지금 즐기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물가에서 슬리피를 구하고, 폐허가 된 도시가 나타날 때까지 협곡을 날아다니며, 하늘에서 적들을 격추하는 과정은 여전히 짜릿하다. 여기에 화려한 그래픽과 멋진 음악이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작품의 시각적 요소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는 선명함이다. 나무나 땅 같은 요소들의 텍스처가 최신 게임들처럼 극도로 세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처럼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갈 때는 이런 깔끔한 아트 스타일이 오히려 빛을 발한다. 개발진은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지 않았다. 움직이는 아윙의 모습은 멋지고, 화려한 색감의 배경은 분위기를 완벽하게 잡아준다. 그리고 다각형 형태로 빛나는 적들은 폭발할 때 유독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적을 격추할 때마다 들리는 통쾌한 금속 파열음이 청각적인 만족감을 더한다.
임무 중 오고 가는 대화문이 대폭 개선되었다.
임무 중 오고 가는 대화문 역시 대폭 개선되었다. 보통 게임 리메이크작을 두고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다라고 말하는 것은 식상한 표현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래픽보다 대사를 들으며 바로 그 생각을 떠올렸다. 원작은 전투 중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아군 오인 사격에 반응하고,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다른 대사를 던지는 시스템 덕분에 당시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원작의 시스템도 여전히 훌륭하지만,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조금 단조로운 것이 사실이다.
스위치 2 버전에서 진행되는 대화와 원작의 대사를 직접 비교해 보니 훨씬 많은 내용이 추가되어 있었다. 기본적인 상황은 같지만 뼈대에 살이 두툼하게 붙었다. 예를 들어 팔코가 기체의 엔진 문제를 언급할 때, 이제는 슬리피가 끼어들어 "그러니까 시스템 점검을 대충 넘기면 안 된다니까!"라고 핀잔을 준다. 캐릭터들이 이전보다 서로 더 자주 반응하면서 팀원 간의 끈끈한 유대감이 잘 느껴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묘사된 슬리피 토드의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든다. 자신이 뛰어난 조종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도 전보다 침착하다. 무엇보다 동료들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보여준다. 캐릭터의 개성을 이렇게 깊이 있게 파고든 점이 이야기 후반부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하지만 대사 변경이 모두 마음에 든 것은 아니다. 시리즈를 오래 즐긴 플레이어라면 코네리아의 숨겨진 경로로 가기 위한 조건을 알고 있을 것이다. 팔코의 꼬리를 쫓는 적기들을 해치운 다음 바위 아치 밑으로 비행하면, 이를 본 팔코가 감탄하며 다른 길로 안내하는 식이다. 원작에서는 이에 대한 힌트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팔코가 아치 구조물을 보며 장애물 코스로 제격이겠다는 식으로 숨겨진 요소를 대놓고 언급한다. 대단한 문제는 아니고 원작이 너무 불친절했던 걸 수도 있지만, 나만의 특별한 비밀을 발견한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주어진 목표를 따라가는 기분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사실 첫 플레이에서는 닌텐도 홍보 담당자로부터 아치를 피해 일반 경로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협동 모드를 통해 코네리아를 다시 플레이하며 숨겨진 경로를 끝까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2인 모드에서는 한 명이 아윙을 조종하고, 다른 한 명은 조이콘의 마우스 조작 기능을 활용해 조준점을 움직이며 사격한다. 나는 조종사 역할을 맡았기에 마우스 조작을 직접 해보진 못했지만, 사수를 맡은 파트너는 조작감이 아주 훌륭했다고 전했다. 다만 내 입장에서 협동 모드는 솔직히 꽤 지루했다. 공격 권한 없이 그저 기체를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것은 별로 재미가 없었고, 이 모드는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딱 좋은 기능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 스테이지인 메테오에서는 아무도 내가 숨겨진 경로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 구간에서는 여러 개의 차원문을 한 번에 통과해 미지의 장소로 초공간 도약을 해야 한다. 체험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기회가 한 번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마지막 차원문을 통과했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내 뒤에서 지켜보던 홍보 담당자들이 리메이크 버전에서 이 숨겨진 경로를 찾아낸 사람은 처음이라고 수군대는 것을 들었을 때는 더더욱 기분이 좋았다. 나는 보라색과 주황색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신비로운 공간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폭탄을 던져 수많은 운석을 파괴하며 엄청난 콤보 점수를 쌓았다. 덕분에 해당 스테이지의 훈장을 획득할 수 있었다. 앞으로 정식 버전이 나오면 각 레벨에 새롭게 추가된 선택형 업적들을 달성하고, 모든 스테이지에서 훈장을 모을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추가된 4대4 멀티플레이 공중전을 체험해 보았다. 솔직히 이번 체험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가볍게 즐길 만한 서브 모드로서의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우리는 NPC 우주 해적들로부터 화물을 훔쳐 아군 기지로 운반하는 모드를 두 판 진행했다. 누가 화물을 챙길지, 또 운반하는 동안 적의 공격으로부터 어떻게 방어할지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었다. 나는 사방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자유 비행 모드보다는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방식을 항상 더 좋아했기에, 멀티플레이 공중전이 완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적기를 격추하고 화물을 앗아가는 재미만큼은 쏠쏠했다. 맵이 세 개뿐이고 모드도 하나밖에 없어 이 멀티플레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흥미를 유지할지, 또 유저들을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빈자리를 AI 로봇으로 쉽게 채울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닌텐도 스위치 2의 카메라로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캐릭터에 반영하는 유쾌한 게임챗 아바타 기능도 써보았는데, 그 정확도에 깜짝 놀랐다. 내가 눈을 깜빡이면 폭스도 똑같이 깜빡였고, 입 모양의 움직임도 놀라울 정도로 정교했다. 네 명의 캐릭터가 화면 속 조종석에 앉아 전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웃음을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능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 확신한다. 아마 지금까지 스위치 2 카메라를 가장 훌륭하게 활용한 사례일 것이며, 닌텐도가 이번 리메이크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 '스타폭스'는 7월 2일 스위치 2로 출시될 예정이다. 늘 불안함을 호소하던 스타워즈 캐릭터들의 대사와 달리, 나는 이 게임에 대해 아주 좋은 예감이 든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