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하이윈드가 다시 한번 하늘로 날아오른다. 스퀘어 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VII 리벨레이션의 공개 트레일러 초반부에서 하이윈드를 다시금 팬들 앞에 선보였다. 오리지널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즐겼던 팬들이라면 여러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그 웅장한 자태를 애틋하게 기억할 것이다. 하이윈드는 파이널 판타지 VII의 월드 맵 어디든 갈 수 있는 완벽한 자유를 열어준 탑승물이었다. 강이나 바다, 거대한 산맥에 얽매이지 않고 전 …

스퀘어 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VII 리벨레이션의 공개 트레일러 초반부에서 하이윈드를 다시금 팬들 앞에 선보였다. 오리지널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즐겼던 팬들이라면 여러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그 웅장한 자태를 애틋하게 기억할 것이다. 하이윈드는 파이널 판타지 VII의 월드 맵 어디든 갈 수 있는 완벽한 자유를 열어준 탑승물이었다. 강이나 바다, 거대한 산맥에 얽매이지 않고 전 세계를 빠른 속도로 날아다닐 수 있었으며, 안전하게 착륙할 공간만 있다면 눈길을 끄는 어느 장소든 탐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벨레이션의 하이윈드에는 착륙 공간에 대한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 땅에 닿을 필요조차 없다. 이번에는 플레이어가 직접 뛰어내리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게임 후반부의 미드가르 공중 침투 작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이 시스템을 통해, 이제 플레이어는 하이윈드의 하갑판에서 곧바로 뛰어내려 지상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갈 수 있다. 스퀘어 에닉스는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나 포트나이트처럼 이 강하 과정이 로딩 없이 완전히 매끄럽게 이어질 것이라 공언했다. 로딩 없이 구름 속에서부터 세밀하게 구현된 지형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개발진에게 까다로운 과제였을 것이다. 당장 나이츠 오브 라운드를 획득하는 방법부터 완전히 다시 고민해야 했을 테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게임 내 최강의 소환수를 라운드 아일랜드에 그저 툭 떨어지는 것만으로 얻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와 그의 팀이 이뤄낸 성과가 무척 반갑다. 빽빽하게 채워진 실물 비율의 오픈 월드를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는 비공정으로 누비는 것은, 2001년 이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서 줄곧 기다려왔던 경험이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알다시피, 파이널 판타지의 구조는 지난 사반세기 동안 큰 변화를 겪었다. 패미컴 시절의 픽셀 아트부터 플레이스테이션 시대의 3D 배경에 이르기까지, 시리즈의 전성기를 이끈 초기 9개 작품에는 모두 오버월드가 존재했다.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기 위해 탐험해야 하는 거대한 맵 말이다. 이 맵들은 실제 비율이 아니었고, 그곳에서 진입하는 마을이나 던전보다 디테일도 훨씬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대하고 장대한 모험을 위한 무대를 훌륭하게 제공했다. 여러 면에서 이 오버월드는 오늘날 오픈 월드 게임이 성장할 수 있었던 씨앗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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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윈드를 조종하는 것은 파이널 판타지 VII이 선사하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새천년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플레이스테이션 2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그래픽 시대를 열었다. 파이널 판타지는 더 이상 사전 렌더링된 배경에 얽매일 필요가 없었고, 화려한 텍스처를 자랑하는 정교한 3D 환경으로 게임 전체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발전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주요 지역의 눈부신 시각적 발전에 걸맞은 오버월드를 제작하는 것은 그야말로 개발의 악몽에 가까웠을 것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우며, 무엇보다 디스크 용량 면에서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1년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X은 시리즈 전통의 오버월드를 과감히 덜어냈다. 게임 전체가 마을, 해변, 사원, 그리고 사악한 거대 고래의 등을 따라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레벨 환경 안에서만 진행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가장 뼈저리게 체감된 곳은 바로 파이널 판타지 X의 비공정인 파렌하이트의 조종석이었다. 이전 작품들에서 비공정을 해금하는 순간은 비교할 수 없는 벅찬 설렘을 안겨주었다. 시리즈마다 등장했던 이 구름 위의 서퍼들은 플레이어에게 완전한 자유를 선사했고, 게임 초반부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맹렬한 속도로 오버월드를 횡단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X에서 파렌하이트는 겉만 번지르르한 빠른 이동 메뉴에 불과했다. 마치 화려한 멧 갈라 드레스를 입혀놓은 목적지 목록이나, 다이아몬드가 박힌 좌표 스프레드시트와 다를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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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 X의 비공정은 사실상 스피라의 구글 맵이나 다름없었다.

파렌하이트의 조종 권한을 마침내 얻었을 때, 12살이었던 내가 느꼈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는 PS1 시절의 비공정, 특히 우주의 페라리라 부를 수 있는 파이널 판타지 VIII의 군용 비공정 라그나로크에 푹 빠져 있었다. 나에게 비공정 획득은 파이널 판타지를 규정하는 결정적 순간이자,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게임 플레이 경험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잡지를 몇 달 치나 탐독하며 차세대 파이널 판타지의 모든 가능성을 꿈꾸었던, 내 생애 최초로 개발 과정을 집요하게 쫓아다녔던 파이널 판타지 X에서 그 위대한 순간은 세이브 포인트 사이를 순간 이동하는 단순한 UI 요소로 전락하고 말았다. 금빛 후광과 진주빛 색채를 뽐내는 파렌하이트의 외형은 근사할지 몰라도, 그것은 위대한 발전에는 언제나 거대한 희생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잔혹한 증거였다.

정식 넘버링 시리즈는 그 후로 오버월드라는 개념을 다시는 꺼내 들지 않았고, 그렇게 비공정의 로망도 함께 빛을 잃었다. 파이널 판타지 XII의 광활한 사막이나 XIII 후반부의 그랑 펄스 지역처럼 배경은 더욱 넓어졌지만, 이 게임들 역시 X의 선례를 따랐다. 레벨 환경이 서로 직접 연결되면서 월드 맵의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게임의 진행은 갈수록 일직선 형태를 띠게 되었고, 특히 파이널 판타지 XIII에 이르러서는 이것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게임 기술이 발전하면서, 파이널 판타지의 세계는 마침내 과거의 오버월드와 다시 닮아가기 시작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의 성능은 끝없이 펼쳐질 듯한 푸른 언덕으로 가득한 파이널 판타지 XV의 오픈 월드 이오스를 구현해 냈다. 다만 주인공 녹티스는 정해진 도로를 따라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취했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 험지를 탐험하려면 직접 두 발로 걷거나 초코보에 올라타야만 했다. (물론 6개월 뒤 무료 업데이트로 오프로드용 레갈리아가 추가되긴 했지만 말이다.) 녹티스의 차량은 비행이 가능하도록 개조할 수 있었지만, 이는 메인 스토리의 판도를 바꾸는 극적인 순간이라기보다는 엔딩 후 즐길 수 있는 보너스 콘텐츠에 가까웠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레갈리아 타입에프(Type-F)조차도, 유저를 기만했던 파이널 판타지 XVI의 전개보다는 나았다. PS5 전용으로 제작된 발리스제아의 세계는, 엄밀히 말해 XV의 진정한 오픈 월드 시도와 달리 상호 연결된 구역들의 집합이었지만, 그 규모만큼은 들판, 숲, 사막, 마을, 은신처를 갖춘 옛 오버월드가 묘사하던 장대한 스케일에 마침내 근접해 있었다. 게다가 스토리 후반부, 엔지니어 미드 텔라몬이 비공정을 재건하는 퀘스트를 줄 때만 해도, 파이널 판타지가 마침내 창공의 자유를 누리던 영광의 시대로 돌아가는 듯했다. 오호통재라, 그 퀘스트의 결말은 비공정의 비행과는 전혀 무관했다. 오히려 XVI의 이동 수단은 전작보다 훨씬 제한적이어서, 의지할 곳이라곤 오직 플레이어의 두 다리나 초코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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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디로 낙하할까?

그러나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3부작에서만큼은 이런 전철을 밟을 수 없었다. 오버월드는 이 거대한 캠페인을 직조하는 데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뼈대이기 때문이다. 미드가르를 무대로 한 선형적인 1편 덕분에 스퀘어 에닉스는 개발할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결국 하마구치 디렉터와 그의 팀은 3부작의 최종장에 이르러 하이윈드라는 난제의 해답을 찾아내야만 했다.

그 초석은 2024년에 출시된 두 번째 타이틀, '리버스'에서 다져졌다. 이 작품은 파이널 판타지를 현대적인 오픈 월드의 정의에 가장 가깝게 밀어 올렸는데, 비록 기술적으로는 선형적 환경으로 이어진 허브들의 조합이었지만, 각 허브 구역은 어쌔신 크리드 이후 정립된 오픈 월드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품고 있었다. 지도를 가득 채운 아이콘들을 밝혀주는 통신탑, 다채로운 형태의 탐험 요소들, 그리고 각 지역의 100% 달성을 향해 뛰어들게 만드는 방대한 서브 퀘스트와 토벌 전단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

이제 파이널 판타지 VII 리벨레이션은 그 허브 구조를 진정한 오픈 월드로 탈바꿈시키는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 한다. 그 방대한 작업을 어떻게 해낼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주논, 코렐, 코스모 캐니언 등 리버스에서 탐험했던 기존 지역들과, 우타이나 미딜 제도 등 스토리가 이끄는 새로운 지역들을 하나의 거대한 세계로 통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허브들 사이의 틈새를 정교하게 메워야 하고, 나아가 미드가르 자체에 대한 숙제도 남아 있다. 스퀘어 에닉스는 이 모든 과정에서 마황으로 굴러가는 그 거대 도시에 걸맞은 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하지만 트레일러가 당당히 선언했듯, 이 모든 조각들이 맞춰지는 순간 파이널 판타지 역사상 "가장 방대한 오픈 월드"가 탄생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그 거대한 세계의 높은 하늘 위에는 하이윈드가 있을 것이다. 우에마츠 노부오의 불멸의 테마곡이 새롭게 편곡되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를 것이 분명하다. 그 발아래 펼쳐진 풍경은 단순한 오버월드가 아닌 진정한 오픈 월드일 것이다. 우리는 장장 사반세기 만에 마침내, 파이널 판타지의 비공정을 타고 원하는 곳 어디든 날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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