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20세기는 아직 젊다.
낯선 20세기, 그리고 낯선 세계.
이곳은 우리가 아는 19세기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거쳐 온 세계다. 수많은 증기 기관(Engine)으로 가득 찬 세상.
비정상적으로 급격히 발전한 증기 문명은 세계의 하늘을 잿빛으로 뒤덮었고, 바다를 검게 물들였다.
"바다" - 한때는 푸른 대양을 뜻하던 단어였으나, 오늘날 그것은 어둡고 썩어가는 무언가를 지칭한다.
프랑스 왕국의 옛 항구 도시 마르세유 앞바다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검게 물들어 있다. 하지만 이 바다에는 지구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존재한다...
요새처럼 견고하고 위압적인 거대한 인공섬.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이자 학교이며, 생명력과 활기로 가득 찬 곳.
그 정식 명칭은 '마르세유 해상 아카데미(Marseille Offshore Academia)'이다.
아카데미 - 최첨단 기관 과학을 바탕으로 세워진 도시이자, 세계 최고의 학자(Erudite Scholar)를 양성하기 위해 설계된 교육 기관.
이곳은 근대 문명의 번영으로 오염된 바다 위에 떠 있다.
수많은 기관이 내뿜는 매연으로 더럽혀진 하늘 아래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을 구가하는 학생들의 빛으로 가득 찬 이곳은 보석처럼 빛난다.
오래전 잃어버린 태양을 떠올리게 할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곳.
오래전 잃어버린 별들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움으로 반짝이는 곳.
하지만 아카데미는 비밀을 간직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 화려한 겉모습 아래에는 프랑스 왕실조차 두려워하는 어둠이 숨겨져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학교는 유럽의 지하 세계를 철권으로 통치하는 비밀 결사 '영국 동인도 회사(English West India Company)'의 지배하에 있다.
유럽 열강의 정보 기관조차 아카데미의 실체를 밝혀내지 못했고, 강대국의 수장들은 결사의 의도를 파악할 단서를 찾으려 경계할 뿐, 감히 간섭할 힘조차 없다.
아카데미 -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화려한 섬.
성공적으로 '졸업'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떠날 수 없는 학교.
젊은이들에 의한, 젊은이들을 위한 사회이자 자급자족하며 당당히 독립을 유지하는 도시 국가.
'프래터니티(Fraternity)'와 '소로리티(Sorority)'로 구성된 엘리트 집단이자 영국 동인도 회사의 하부 조직인 '운영 위원회(Governing Council)'가 절대적인 통치권을 행사하는 곳.
세계의 질서 속에 존재하는 찬란한 왜곡이자, 뛰어난 젊은 인재와 경이로운 초자연적 기술(Arts)을 끊임없이 배출하는 곳.
정교하게 가꾸어진, 절대적으로 침범할 수 없는 비밀의 정원.
그러나 1908년의 봄... 그 성벽 안으로 한 청년이 나타난다.
운영 위원회를 향해 전쟁을 선포하며,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니콜라 테슬라. 72세. 전학생이다."
"마르세유 해상 아카데미의 학생 제군들. 운명에 저주받은 나의 십만 명의 젊은 친구들이여."
"...내가 내 두 손으로 너희 모두를 구원하겠다."
그리고 이프 성(Château d'If) 정상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환희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가크툰(Gahkthun)의 종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