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이 땅에서
살아가자.
KARAKARA. 그것은 건조함의 소리다. 메마른 아스팔트와 모래바람의 소리다. 끊임없이 내리쬐는 태양의 소리이자, 시들어가는 종족의 소리이기도 하다.
"황혼의 시대." 인류가 노쇠해진 이 시대에는 인간이면서도 인간이 아닌 혼혈 종족, "아더(Others)"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수분이 사라진 황량한 대지 위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마을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고속도로 끝자락에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두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세상을 뒤바꾼 거창한 사정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배달 차량에 도시락을 몇 개나 실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 뿐이다. 손님을 굶기는 것은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장사는 곧 그들의 생계이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그들은 가게 일에 매달리며 반복되는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 길가에 놓인 커다란 여행 가방을 발견하면서 그 평온하고 단조로웠던 일상은 뒤집히고 만다. 가방 위에는 분홍색 머리카락을 가진 어린 소녀가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었는데...
비록 메말랐을지라도 서로의 곁을 지키며,
비록 공허할지라도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간다.
그렇게 그들은 살아가리라
이 메마른 땅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