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 Korea2026. 6. 8.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게이머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하는 모범 답안

요약

익숙한 감각,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 2026년 여름을 달군 수많은 게임 쇼케이스가 막을 내리고 있다.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었지만, 올해 유독 두드러진 테마가 하나 있다면 바로 '향수'다. 과거 '드림캐스트' 시절 명작을 리메이크한 새로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2018년식 접근법과 2005년식 클래식 스타일을 융합하려는 새로운 '갓 오브 워'가 그 예다. 여기에 20년 만에 정식 넘버링으로 돌아온 새로운 '버추어 파이터'와 심지어 …

2026년 여름을 달군 수많은 게임 쇼케이스가 막을 내리고 있다.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었지만, 올해 유독 두드러진 테마가 하나 있다면 바로 '향수'다. 과거 '드림캐스트' 시절 명작을 리메이크한 새로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2018년식 접근법과 2005년식 클래식 스타일을 융합하려는 새로운 '갓 오브 워'가 그 예다. 여기에 20년 만에 정식 넘버링으로 돌아온 새로운 '버추어 파이터'와 심지어 부활을 알린 '크레이지 택시'까지 등장했다.

'Xbox' 쇼케이스, 적어도 초반 3분의 1은 그 어떤 행사보다 향수에 크게 의존했다. 2004년 특별판 Xbox를 쏙 빼닮은 반투명 녹색 '시리즈 X' 콘솔이 눈길을 끌었고, 이미 화려했던 리마스터를 뛰어넘어 더욱 번쩍이는 모습으로 돌아온 2001년작 '헤일로: 전쟁의 서막' 리메이크가 공개되었다. 2004년 원작의 악당을 다시 등장시킨 '플레이그라운드'의 '페이블' 리부트도 빠질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을 거슬러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마커스'와 '돔'을 나란히 최전선에 세운 '기어스 오브 워'가 대미를 장식했다.

Xbox가 왜 과거의 영광으로 회귀하려 하는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게임 업계 전반의 트리플 A(AAA) 개발에 왜 과거가 이토록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명백하다. 지난 10년 동안 게임판을 지배하며 황금빛 미래를 약속했던 '라이브 서비스' 모델은 이제 업계 전체에서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세대 게이머들은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 같은 유저 창작 콘텐츠 머신에서 뛰어노는 데만 관심을 보일 뿐, 정교하게 짜인 레벨 디자인이나 입체적인 캐릭터 서사, 그리고 플레이어의 선택이 주는 무게감 따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임 산업에서 가장 전통적인 영역을 지탱하는 현재의 구명보트는 다름 아닌 올드스쿨 콘솔 유저들이 되었다. 이들은 어떤 게임이 차세대 "영원한 게임"이 될 것인가에만 집착하던 지난 콘솔 사이클을 견뎌내며 이제는 언제나 추억이라는 필터를 장착한 채 살아가고 있다. 25년 만에 극장으로 달려가 탑건: 매버릭을 관람했던 수많은 아빠들처럼, 우리 역시 이 향수라는 달콤한 덫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여기서 '우리'라는 단어에는 나 자신도 깊이 포함된다. IGN 독자들이 주로 열광하는 기사들을 보건대, 아마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인도하는 게임을 원한다. 흡인력 있고 창의적인 게임플레이를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환상적인 서사를 엮어내는 그런 작품들 말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이며, 수 세대 동안 트리플 A(AAA) 게임을 지탱해 온 든든한 기반이었다. 물론 이런 게임들이 완전히 사라진 적은 없다. 내가 매년 즐기는 게임의 대부분도 여전히 이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감당하기 힘든 개발비의 압박, 판매량 감소, 그리고 그 타당성과 무관하게 계속해서 들려오는 '싱글플레이 게임의 죽음'이라는 끝없는 위협은 이러한 정통 패키지 게임들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위기감을 부추겼다. 마치 우리가 이것들을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그러니 우리가 과거의 명작을 그리워하며 향수에 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게임 업계의 이런 향수병을 비웃는 것은 쉬운 일이며,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이런 트렌드가 게임이라는 매체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비판할 여지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모든 게임을 접할 때마다 내 가슴을 뛰게 해 주기를 바라며, 향수 역시 제대로만 활용된다면 여전히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나는 헤일로 시리즈를 사랑하지만 전쟁의 서막 리메이크가 내 위시리스트에 있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반면 페이블은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원작을 사랑받게 했던 핵심 아이디어를 가져오되, 완전히 새로운 팀의 현대적인 시각을 더해 새롭게 재창조된 게임, 즉 '더 위쳐' 시대 이후에 등장하는 페이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쏟아진 수많은 복고풍 타이틀 중에서도 나를 가장 매료시킨, 그리고 가장 완벽히 내 뒤통수를 기분 좋게 때린 주인공은 바로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다.

기어스 특유의 묵직함은 그대로, 플레이 감각은 최신예로

2024년, 'E-데이 (이멀전스 데이)'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나는 완전히 설득되지 않은 상태였다. 원작 개발사인 '에픽게임즈'의 뒤를 이어 '더 코얼리션'이 시리즈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기어스가 꽤 불안정한 궤도에 진입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끊긴 '케이트'의 다음 이야기를 위해 스튜디오가 제대로 방향을 수정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다. 올해 쇼케이스의 포문을 열었던 E-데이의 첫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역시 내게는 큰 감흥을 주지 못한 채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이 프리퀄은 세계관 내의 시간을 되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의 설계 자체를 좁고 답답한 좁고 선형적인 복도식 슈팅 구조로 회귀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기어스 5'의 '오픈 월드'가 다소 거칠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새롭고 야심 찬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의지만큼은 빛났다. 과연 더 코얼리션은 그 모든 성과를 이대로 내다 버릴 셈이었던 걸까?

정답은 '그렇다', 그리고 동시에 '아니다'이다. Xbox 쇼케이스 직후 이어진 27분 분량의 다이렉트 영상은 나의 실망감을 신선한 기대감으로 완벽히 반전시켰다. 맞다, 오픈 월드는 사라졌다. 하지만 이 프리퀄은 무려 2세대 전의 낡은 디자인 공식에 얽매인 단순한 답습작이 결코 아니다. 다이렉트 영상에서 더 코얼리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맷 서시는 그들의 목표가 "기어스의 느낌은 살리되,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 감각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새로운 아이디어가 원동력이 되면서도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시 디렉터는 Xbox Wire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언리얼 엔진 5'를 적극 활용해 기어스 특유의 정통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최신 게임의 눈높이에 맞춰 시리즈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팬들은 피땀 튀기는 묵직한 기어스의 액션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 명작들이 지녔던 감정의 정수를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게임을 바닥부터 완전히 새로 구축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결국 직접 패드를 쥐고 플레이해 봐야 알겠지만, 다이렉트에서 공개된 여러 요소들은 E-데이의 기저에 깔린 제작진의 진짜 야심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 게임은 개발진이 이른바 '텅 빈 하드 드라이브'라고 부르는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것을 바닥부터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과거의 유산이나 기존 개발 파이프라인의 편의를 위해 과거의 낡은 틀에 얽매인 구석이 전혀 없다. 엄폐, 재장전, 헤드샷 타격감, 그리고 맵 이동까지 모든 시스템은 과거의 관성이 아니라 '2026년의 게임이라면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 세공되었다. 예를 들어, 이제 플레이어는 슬라이딩으로 엄폐물에 파고들고, 머리 위보다 높은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으며, 틈새를 도약하거나 지붕에서 뛰어내릴 수 있다. 과거 COG 소속의 거대한 인간 전차들에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사실상 반칙에 가까운 역동적인 무빙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내 이목을 가장 강렬하게 사로잡은 것은 방대한 도시 칼로나라는 세계를 다루는 E-데이만의 접근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기어스 5의 텅 빈 오픈 월드는 불호였지만, 그래도 더 코얼리션이 그 기반을 다듬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기를 내심 바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튜디오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적어도 문서상으로는 훨씬 더 기발해 보이는 선택을 내렸다. '텅 빈 하드 드라이브' 철학과 마찬가지로, 이전의 잔재를 과감히 폐기하고 2026년에 걸맞은 오리지널 기어스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일지 원점에서 재고한 것이다.

서시 디렉터는 Xbox Wire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 게임은 오픈 월드가 아닙니다. 하지만 언리얼 엔진 5의 기술력 덕분에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도시 전체를 구현할 수 있었죠. 과거 시리즈의 일자형 레벨들은 구역마다 로딩을 거치며 각기 다른 배경을 보여줬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덜했습니다. 반면 엔진 에디터로 칼로나를 띄워놓고 카메라를 위로 당겨보면, 하나로 완벽하게 통합된 거대한 도시 전경을 글자 그대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E-데이는 '비선형적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선형적인 게임'이다. 이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칼로나의 구역들이 플레이어를 단순히 다음 전투 지역으로 욱여넣는 일회성 스테이지가 아니라 실제 도시의 거리처럼 느껴질 것이란 뜻이다. 다이렉트 영상의 설명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선형적인 레벨 디자인을 따르지만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탁 트인 개방형 구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 새롭고 역동적인 전투 시스템을 완성하는 슬라이딩과 도약 액션은, 이제 보다 현실적인 스케일로 구현된 도시 빈민가를 누비는 핵심 파쿠르 기술로도 활용된다. 쏟아지는 오픈 월드의 자유로움에 익숙해졌으면서도 동시에 그 뻔한 양산형 문법에 진절머리가 난 지금의 게이머들에게, 이는 기어스 캠페인 구조를 재해석한 가장 이상적인 해답으로 보인다.

이렇게 확장된 공간감은 훨씬 다채롭고 흥미로운 전투의 여지를 열어준다. 다이렉트에서는 전통적인 기어스 스타일로 닥돌하여 정면 돌파를 감행하거나, 건물에 마련된 다양한 우회로를 통해 적의 측면을 타격하고, 아예 발코니 위로 기어 올라가 멀리서 저격하는 등 다채로운 파훼법을 선보였다. 물론 파 크라이처럼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라"고 던져주는 샌드박스 스타일까지는 아니지만, 이는 기어스라는 프랜차이즈의 놀이터 공간을 획기적으로 뜯어고침으로써 비로소 잠금 해제된 시리즈 경험의 확실한 확장이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은 마치 방대해진 시리즈 전체의 연장선이라기보다, 오리지널 기어스 오브 워의 '2026년식 직계 후속작'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최근 쏟아진 에이리언이나 터미네이터의 신작 프로젝트들이 엇나갔던 후속편들을 외면하고 오로지 훌륭했던 원작의 정통성을 잇기 위해 애쓰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영화판에서의 결과는 꽤나 호불호가 갈렸지만, 나는 이 접근법이 기어스에는 제대로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팬들이 사랑했던 핵심 아이디어로 회귀하면서도 낡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진정으로 '바람직한 향수'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게이머들이 입버릇처럼 "그저 그래픽만 좋아진 Xbox 360 시절의 게임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 심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적어도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최신 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빚어낸 완전한 신작이면서, 동시에 Xbox 360 시절 명작들의 뜨거운 심장과 영혼을 고스란히 간직한 게임이다. 서시 디렉터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어스의 느낌은 그대로, 플레이 감각은 새롭게. 오리지널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의 그 짜릿한 감동으로 회귀하면서도, 새로운 엔진의 파워를 통해 재창조되고 진화하며 한층 더 강력해진 게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기어스 오브 워: E-데이가 그 '진수'를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아, 여기서 말하는 '진수'란 맹렬히 회전하는 랜서 톱날 사이로 분수처럼 터져 나오는 수 갤런의 끈적한 핏빛 선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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