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넥슨게임즈·NC…'한국 배경 게임' 개발 중
영화·게임 등 기존 매체에서 다뤄지지 않은 신선함과 K-콘텐츠의 인기가 더해져 한국 배경이 '글로벌 진출 무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지난 23일 출시된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 4'(이하 콜 오브 듀티)는 출시 이후 줄곧 스팀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게임은 가상의 '제2차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FPS(일인칭 슈팅 게임)다. 서울 뒷골목을 그대로 구현한 배경에, 북한군 역할 유저가 국가 최고지도자 초상화를 총으로 쏘면 즉결 처형당한다는 설정 등 사실적인 묘사로 주목받으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 속 '가상의 한국'을 건설하려는 국내 게임사들 움직임도 활발하다. 펄어비스는 게임 개발을 위해 이달 중순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 '정밀도로지도' 제공을 요청했다. 이 회사가 2028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오픈 월드 게임 '도깨비'는 경기도 안양, 판교, 서울, 부산 등 한국 각지를 모티브로 한다.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넥슨게임즈는 고전 소설 '전우치'가 원작인 액션 게임 '우치 더 웨이페어러'를 개발 중이다. 조선 시대가 배경인만큼 개발진은 조선의 한복, 얼굴, 민담 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지난달 11일 한국관광공사와 'K-콘텐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고품질 한국 관광 이미지·영상 7만1000여건을 받기로 했다.
NC는 근미래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한 슈팅 게임 '신더시티(Cinder City)'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동, 논현동 등 실제 지역을 바탕으로 '황폐한 미래 도시 서울'을 구현했다. NC는 삼성역 일대를 직접 촬영, 도로·구조물을 스캔해 활용했다. 코엑스, 봉은사 등 서울의 랜드마크도 같은 방식으로 구현했다.
신더시티 개발사 빅파이어게임즈의 배재현 대표는 외신 인터뷰에서 "주요 배경으로 여러 후보 도시를 고려했지만 이미 다른 게임과 영화에서 많이 등장해 신선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개발자가 한국인이라 서울이 가장 익숙해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고, 게임 배경으로 깊이 탐구된 적 없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이 친숙해진 덕도 있다. 콜 오브 듀티 개발사 인피니티 워드의 마크 그릭스비 공동대표는 한반도를 콜 오브 듀티의 주요 배경으로 삼은 이유로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3D 스캔, 게임 엔진 등 기술 발전도 보탬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외국이나 중세 유럽보다 3D 스캔에 필요한 사진, 영상 등을 확보하기 쉽다"면서 "3D 스캔을 사용하면 사람이 4주 동안 만들어야 하는 작업물이 1시간 만에 제작된다. 앞으로도 한국을 모티브로 한 게임 개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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