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가 돌아온다. 라그나로크 IP를 기반으로 한 여러 모바일 게임들, 그리고 현재 출시를 위해 마지막 담금질 중인 '라그나로크3'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웨이코더가 개발 중인 PC, 콘솔 싱글 게임 '라그나로크 프로젝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간 수많은 플랫폼과 장르로 나온 라그나로크 IP지만,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지금까지의 게임들과는 여러모로 결이 다르다. 라그나로크 IP를 기반으로 한 완전 신작으로서, 어떤 면에서는 리메이크 혹은 리부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PC, 콘솔 싱글 게임을 지향한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도전을 감행했다는 건, 그만큼 확실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시선이 마냥 고운 것만은 아니다. 그간 워낙 많은 시리즈가 내수용으로 소비되었기에 "또 라그나로크냐"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그라비티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 상황임에도 그라비티와 개발사인 웨이코더가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개발에 착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그 안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한 걸까.

그 의문을 해소하고자 그라비티의 문을 두드렸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대원미디어 전병규 과장, 웨이코더 양병조 PD, 서기원 대표, 그라비티 서상원 PM, 대원미디어 김형길 부장 ©INVEN


Q.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웨이코더와 함께 개발에 나서게 된 배경도 듣고 싶다.

서상원: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그라비티가 그동안 선보인 모바일, 온라인 게임과는 결이 다른 작품이다. 단순히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게임이 아니라, 콘솔 문법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게임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당연히 그러려면 라그나로크 IP에 대한 이해, 콘솔과 싱글 플레이 게임 개발 경험과 감각, 플랫폼에 대한 노하우까지 다양한 역량이 필요했다.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웨이코더와 대원미디어가 거기에 딱 맞았다.

다양한 콘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콘솔 개발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판단해 함께하게 됐다. 그라비티가 세계관과 IP, 게임의 방향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면 그에 맞춰 웨이코더가 개발하는 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Q. 그라비티가 자체 개발한다는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외부 개발사와 손잡은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여러 후보 중에서 웨이코더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서상원: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라그나로크 프로젝트'가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것과는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이었다면 질문하신 대로 자체 개발도 선택지에 있었겠지만, 콘솔은 우리도 거의 10년 만이라 큰 도전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콘솔, 정확히는 싱글 패키지 게임을 무리하게 개발하기보다는 차라리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이 분야에 익숙한 외부 개발사와 협업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여러 후보 중 웨이코더를 택한 이유를 들자면, 대원미디어와 협업하며 검증된 면이 있었고, 비즈니스적인 부분을 떠나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서기원 대표와 양병조 PD 모두 과거 라그나로크를 즐긴 유저였고, 무엇보다 함께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느껴져서 손을 잡게 됐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Q. 프로젝트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를 듣고 싶다. 라그나로크 세계관을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했으며, 어떤 게임성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는가.

서상원: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쌓아온 세계관과 직업, 모험의 정서를 콘솔 RPG 감성으로 재해석했다고 봐주면 좋겠다. 단순히 온라인 게임을 콘솔로 옮기는 게 아니라, 다른 콘솔 RPG들처럼 스토리에 시작과 끝이 있고 파티 플레이와 다양한 탐험 요소를 밀도 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게임성을 설명하자면 전투 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다. 턴제를 기반으로 캐릭터의 위치와 행동 순서, 제한된 행동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핵심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Q. 콘솔을 지향하는 라그나로크라니 10년도 더 된 것 같다. 다소 갑작스러운 느낌인데, 이 타이밍에 개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서상원: 라그나로크 IP로 20여 년간 게임을 출시해왔지만 되돌아보면 거의 대부분이 온라인과 모바일이었다. 콘솔, 싱글 패키지 게임 시장에는 거의 도전하지 못했는데, 콘솔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국내 게임사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인 것과 라그나로크 IP를 어떻게 확장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게 맞물려서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Q. 지난 1월 공개한 영상을 보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액티브 타임 배틀(ATB) 시스템 같았는데, 정확히 어떤 턴제 배틀을 추구하는지 자세히 설명해달라. 라그나로크는 원래 실시간 전투인데, 이를 턴제로 바꾸면서 어떤 고민과 기획을 거쳤는지도 궁금하다.

서기원: 그 영상을 보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어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겠다. 해당 영상은 테크 데모와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여러 전투 방식을 검증하던 시기의 자료로서, 현재 개발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개발 초기에는 다양한 형태를 테스트했다. SRPG도 있었고 ARPG도 있었다. 여러 버전을 시험하며 어떤 장르, 어떤 전투 시스템을 구축해야 원작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재미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여러 차례 검증을 거친 끝에 지금은 완전한 턴제 게임으로 방향을 확정했다.

양병조: 전투 시스템을 간략히 설명하면, 플레이어 턴과 몬스터 턴으로 나뉘고 플레이어 턴이 되면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이동, 스킬, 아이템 사용, 휴식 등의 행동을 전략적으로 펼치는, 전통적인 SRPG 방식을 따른다.

다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대다수 SRPG는 캐릭터를 선택해 이동과 행동을 한 번 마치면 턴이 끝나는 구조가 많은데,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여기서 차별화를 꾀했다. 캐릭터별 AP를 기반으로 여러 번 행동할 수 있게 설계해서, 캐릭터를 어떤 순서로 선택하고 AP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전술적 플레이가 가능하다.

원작의 파티 플레이 감성도 최대한 살릴 예정이다. 직업의 역할을 명확히 드러내는 스킬을 구성하고, 벡터 기반의 스킬 사용 방식과 넉백 같은 통상적인 전투 요소에 속성, 상성, 벽 충돌, 낙사, 기능성 오브젝트 등 레벨 연계 환경 시스템을 더했다. 이를 통해 전략성과 전술성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변수를 가미해, 다채로운 전투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Q. 턴제 RPG는 내 턴, 네 턴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 지루해지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소할 생각인가.

양병조: QTE 요소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공격할 때마다 QTE가 뜨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지겹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자연스럽게 녹여낼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매번 뜨는 게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만 발동하도록 해 손맛을 살리고자 한다. AP 역시 이동과 공격에만 쓰는 게 아니라 아껴두었다가 지원 액션을 발동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전략성을 높일 예정이다.

서기원: 턴제 배틀은 어느 정도 진행하다 보면 적의 행동을 지켜보는 게 지겨워지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은 적을 한꺼번에 정리하거나 배속을 달리해 지루한 구간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Q. 전략성을 살린 건 좋지만, 전투 중에 신경 써야 할 게 많을 것 같다.

양병조: 생각보다 복잡하지는 않다. 적의 후면을 노리면 대미지가 더 들어가는 것부터, 넉백으로 벽에 충돌하면 추가 대미지를 주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낙사시키는 것까지, 기존 턴제 SRPG의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절벽에서 넉백 스킬을 쓰면 낙사시킬 수 있다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Q. 웨이코더 내부에서 현재 '라그나로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개발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서기원: 정확한 인원을 밝히기는 어려운 점 양해해주길 바란다. 핵심 인력은 이미 합류한 상태이며, 양산 단계와 개발 단계에 맞춰 더 충원할 계획이다.


Q. 스팀 상점 페이지를 보면 선택과 책임 중심의 서사를 예고했다. 책임 중심이라고 하니 선택에 따라 분기가 달라지는 멀티 시나리오 느낌인데, 내러티브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 계획인가.

양병조: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큰 줄기의 메인 스토리는 달라지지 않는다. 대신 그 안에서 소소하게 선택할 수 있는 분기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통째로 바뀌기보다는 분기에 따라 획득하는 아이템이나 던전이 달라지고, 이야기가 살짝 달라지는 정도로 보면 된다.


Q. 원작 만화가 존재하고 원작 게임도 그간 쌓아온 역사가 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원작 서사와 연관된 부분이나 원작을 아는 사람이 반가워할 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양병조: 기본적으로 원작의 특정 시기를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특정 에피소드에서 파생된 이야기를 독립적인 스토리로 재구성했는데, 메인 키워드를 언급하면 원작을 해본 게이머라면 "아, 그 이야기구나" 하고 바로 알아챌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점, 양해해주길 바란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Q. 성장 시스템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원작은 전직 체계부터 몬스터 카드, 능력치 분배에 따른 스타일 변화 등 정체성이 뚜렷한 성장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인가.

양병조: 파티 기반 SRPG인 만큼, 원작처럼 다채로운 빌드를 구성하기는 어렵다. 파티 구성이 핵심인 만큼, 직업적 특성을 명확히 살리지 않으면 장르 고유의 매력이 오히려 옅어질 것으로 봤다. 그래서 원작의 성장 체계를 어느 정도 가져오되, 스탯을 찍기보다는 스킬의 변형을 다양하게 만들어 나만의 전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파티 구성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투의 재미를 살릴 생각이다.

카드 시스템도 원작의 요소를 어느 정도 반영했지만 그대로는 아니다. 스킬의 발동 효과나 방식을 바꾸는 형태로 구축하고 있으며, 파티 구성에 따라 전략이 새로워지는 걸 목표로 한다.

서기원: 원작에서 던전마다 최적화된 파티 구성이 달랐던 것처럼,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역시 상황에 따라 조합을 달리해 파티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웨이코더 측은 원작의 스탯을 찍는 방식은 아니라고 답했다 ©INVEN


Q. 직업이 많을수록 파티 시너지도 다양해지고 조합의 재미도 커질 텐데, 어느 정도로 준비하고 있나.

양병조: 원작에는 정말 수많은 직업이 등장하지만 전부 넣을 수는 없었다. 그중에서도 매력적으로 전투를 이끌 수 있는 직업을 선별해 넣을 예정이다. 들어갈 수 있는 직업이 제한적인 만큼, 각각의 특징이 뚜렷한 직업 위주로 구성하려고 한다.


Q. 공개된 영상과 이미지를 보면 아직 개발 초기 같은데, 개발 기간이 어떻게 되나.

서기원: R&D부터 테크 데모, 프로토타입 개발 기간까지 모두 고려하면 현재 약 1년 정도 개발했다. 영상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테크 데모이다 보니 현재 버전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Q.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가져오려고 한 것 같다. 이런 비주얼 스타일의 방향성이 궁금하다.

양병조: 질문하신 대로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가져오려 한 게 맞다. 다만 단순히 그대로 가져오는 데서 그치지는 않았다. 원작에는 광원을 비롯해 당시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효과가 많았는데,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이를 반영해 원작 이상의 비주얼을 보여주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캐릭터 스프라이트가 대표적이다. 원작에서 가장 특징적인 비주얼 요소인데,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역시 원작 리소스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단순히 가져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셰이더와 라이팅을 더해 원작 이상의 입체감을 살리려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더 나은 연출을 위해 추가 스프라이트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Q. 게임의 전체적인 비주얼이 HD-2D 느낌이 드는데, 의도한 건가.

서기원: 원작부터가 3D 배경에 2D 캐릭터가 등장하는 2.5D였던 만큼, 여기에 광원이 더해지니 의도와 무관하게 HD-2D 느낌이 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우리도 이 부분이 다소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초반 R&D 과정에서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HD-2D 느낌을 덜어낼 방법을 여러 번 테스트했는데, 결국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만의 비주얼을 고집하기보다는 원작의 느낌과 라그나로크다운 세계관을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금의 형태가 됐다.

정리하면 HD-2D를 의도했다기보다는, 원작이 추구한 모험 활극의 느낌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비주얼 방향성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수렴한 것으로 봐주면 좋겠다.


Q. 캐릭터까지 전부 3D로 만드는 것도 고민했을 것 같다.

양병조: 고민은 했지만 원작 스프라이트의 느낌을 살리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3D로 재해석한 버전과 지금처럼 2D 스프라이트에 광원을 접목한 버전을 비교해봤는데, 지금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나와 망설임 없이 현재 방식을 택했다.


Q. 라그나로크 IP라면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각 지역의 BGM만 들어도 어떤 지역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인데,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어떤가.

서기원: BGM만 듣고도 어떤 지역인지 알 수 있다는 그 감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라그나로크 프로젝트'에서도 원작의 음악적 분위기와 감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다. 다만 원작 음악을 그대로 가져오는 건 아니다. 콘솔 RPG에 맞게 편곡하거나 오리지널 음악을 새로 준비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원작 팬에게는 반가운 감성을, 신규 유저에게는 하나의 완성된 RPG 사운드트랙으로 다가가는 것이 목표다.


Q. 원작의 특정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고 했는데,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달라.

양병조: 프론테라에서 시작해 유노에서 끝난다.


Q. 대원미디어는 CRT 게임즈의 여러 타이틀을 통해 그라비티와 협업해온 바 있다. '라그나로크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김형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그간 우리가 진행한 여러 타이틀 중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이 가장 큰 IP라고 보고 있어서 특히 신경 쓰고 있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빠른 타이밍에 해외에 소개하고 싶어서, 어떤 방식으로 해외 파트너에게 소개할지 고민 중이다. 현재 개발 속도를 고려하면 올해 안에는 해외 파트너에게 보여줄 만한 버전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세부적으로는 지역이나 국가별로 라그나로크의 인기도가 다른 만큼, 인기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콘솔 게임은 준비할 게 많은 분야인 만큼, 최대한 빨리 준비해 선제적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Q. "또 라그나로크냐"는 얘기도 들려온다. 다른 어떤 게임보다 냉정하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걱정되지는 않나.

서상원: 라그나로크는 오랫동안 서비스해온 IP이고, 그 IP를 기반으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돼온 만큼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우리가 그동안 선보인 게임들과는 분명히 결이 다른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존에는 온라인과 모바일로 비슷한 결의 게임을 내왔다면,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IP가 지닌 재미와 캐릭터성을 콘솔 RPG로 새롭게 확장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라그나로크를 경험한 유저들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콘솔로 라그나로크를 선보이는 이유를 유저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개발 과정에서도 단순히 IP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솔 플랫폼에 어울리는 플레이 경험과 완성도, 재미를 담아내려 하고 있다.

서기원: 그렇기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콘텐츠 볼륨 같은 개발적 완성도는 물론, 플레이 과정에서 체감되는 원작 특유의 감각까지 만족스럽도록 QA와 검수를 촘촘히 진행하고 있다. 조작감과 전투 템포, 원작 특유의 분위기까지 플레이 전반에서 자연스럽고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끝까지 다듬어나갈 계획이다.

많은 유저의 추억과 기대가 쌓인 IP다 보니 더 냉정하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소통하며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Q. 소통을 강조했는데,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면 연내 데모 빌드나 테스트도 계획 중인가.

서상원: 아마 빨라야 연말에나 데모 빌드를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다. 개발이라는 게 늘 계획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그 일정을 지키려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70~80% 수준의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이 부분은 개발 진행 상황을 보며 판단해야 할 것 같다.


Q. 게임의 볼륨도 무시할 수 없다. 70달러짜리 게임과 30~40달러짜리 게임의 볼륨은 다를 텐데,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인가.

양병조: 메인 시나리오 기준으로 20시간 정도의 볼륨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메인 시나리오만 진행했을 때의 분량이고, 서브 콘텐츠까지 즐긴다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Q.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보인다. 첫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퀄리티가 낮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음에도 서둘러 공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서상원: 개발 초기부터 유저와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걸 콘셉트로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래서 개발이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른 뒤 공개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초반부터 빠르게 공개해 '라그나로크 프로젝트'가 어떤 게임인지,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 건지 그 의도를 보여주고자 했다.

물론 첫인상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지만, 라그나로크 IP를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유저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우려하는지 빠르게 파악해 개발 과정에 반영할 수 있다면 그 리스크를 상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개발자 노트를 시작으로 소통을 이어가며, 완성도가 점차 높아지는 과정을 보여줄 계획이다.


Q. 게임에 대한 반응도 다양했을 텐데, 그중에서도 눈에 띈 게 있었다면?

서상원: 라그나로크 IP의 콘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기대된다는 댓글이 특히 인상 깊었다. 라그나로크 오디세이가 떠오른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런 반응을 보며 유저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서 오히려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Q. 지금까지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양병조: 개인적으로 게임의 재미는 성장 단계에서 어떤 식으로 변화를 주는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잘못하면 특정 구간에서 플레이가 반복되며 지루해질 수 있어서, 진행하면서 조금씩 전투 방식에 변화를 줘 재미를 더해야 하는데, 이걸 끝까지 어떻게 끌고 갈지, 어떻게 분배할지는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존 SRPG와 다른 요소들이 들어가는 만큼, 유저들이 이를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어떻게 알려줄지도 고민하고 있다. 결국 특정한 난관이 있다기보다는, 개발하는 과정 전체가 고민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서기원: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를 막 시작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 회사 내에도 라그나로크를 즐긴 직원이 많은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니 각자가 떠올리는 추억과 경험이 저마다 달랐다. 나는 2003~2004년 무렵 공성전과 파티 플레이를 즐겼던 터라 라그나로크라면 자연스레 파티 플레이를 떠올렸는데, 옆에 있던 직원은 전혀 다른 의견을 냈다. 라그나로크의 핵심은 파티 플레이가 아니라 솔로 플레이의 손맛에 있다는 것이었다. 같은 게임을 두고도 이렇게 인상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체감하면서, '라그나로크 프로젝트'가 추구해야 할 원작의 감각을 어디에 둘지 합을 맞추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방향이 명확히 정해진 상태라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개발하고 있다.


Q. 하나의 목표라면 파티 플레이 경험을 말하는 건가.

서기원: 그렇다. 내가 경험한 라그나로크는 함께 파티를 맺고 무언가를 해나가는 게임이었다.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싱글 패키지 게임인 만큼 다른 유저와 함께할 수는 없지만, 내 입맛대로 파티를 꾸려 혼자서도 파티 플레이의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Q. 여담이지만, 비주얼과 싱글 패키지 게임이라는 점에서 악튜러스가 떠오른다는 얘기도 있다.

양병조: 스크린샷만 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전투 시스템부터 게임 전체가 전혀 다르다.

서기원: 가장 큰 차이는 악튜러스가 리얼타임 배틀 방식인 반면,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AP 시스템을 차용해 기본적인 이동과 액션부터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다만 초반에 테스트한 프로토타입 중에는 악튜러스와 비슷한 느낌도 있었다. 여러 시스템을 시도하다 보니 그런 결과물도 나온 건데, 우리가 목표로 한 방향과는 달라서 싹 뜯어고쳤고 그 결과가 지금의 방식이다. 지금은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Q. 싱글 패키지 게임이라면 전투 시스템 못지않게 스토리의 완성도도 중요하다. 내부에 시나리오라이터나 스토리를 전담하는 조직이 있는지 궁금하다.

양병조: 별도의 시나리오 담당자가 있다. 과거 라그나로크의 시나리오를 담당했던 분으로, 욕심을 내자면 원작 라그나로크와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만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서로 맞물리는 구성을 구상하고 있다. 원작의 고증을 살리는 동시에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선보일 테니 기대해도 좋다.

서상원: 스토리와 관련해서는 온라인 스튜디오와 의견을 공유하며 진행하고 있다.


Q. 개인적으로 라그나로크의 전투 시스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요소를 꼽자면 힐팜이다. 이런 독특한 요소가 '라그나로크 프로젝트'에도 있을까.

양병조: 워낙 독창적인 요소였던 만큼, 원작에서 살릴 수 있는 건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오히려 그런 부분을 '라그나로크 프로젝트'에 구현하면 SRPG로서의 재미가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또그나로크' 아니다, 콘솔 시장 향한 그라비티의 포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Q. 정식 명칭은 언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서기원: 8~9월쯤으로 보고 있다.


Q. 콘솔 프로젝트라고 하니 콘솔로만 출시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상원: 온라인, 모바일과 차이를 두려다 보니 계속 콘솔을 강조했는데, 콘솔로만 낸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라비티와 라그나로크 IP의 콘솔 진출이 시작된다는 의미로 봐주면 좋겠다.

서기원: 콘솔 게임이라고 하면 시작과 끝이 있는 싱글 패키지 게임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라그나로크 프로젝트' 역시 그런 게임이라는 의도를 담아 콘솔 게임이라 부르고 있다.


Q. 어느 게임보다 검증해야 할 게 많을 것 같다.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게이머도 적지 않을 텐데, 포부를 한마디 부탁한다.

서상원: "또 라그나로크냐"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는 걸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앞서 소통하며 개발하겠다고 말한 만큼, 그런 우려까지 포함해 솔직한 의견을 들려주면 최대한 반영해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주길 바란다.

서기원: 라그나로크는 많은 분들의 추억과 기대가 쌓인 IP다. 그만큼 더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 역시 그 시선을 피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감 없이 알려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다. 결국 '라그나로크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개발사인 우리의 관점이 아니라 실제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완성도로, 실망시키지 않는 게임이 되도록 끝까지 다듬어나가겠다.

양병조: 싱글 패키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원작 IP의 일부에 머물지 않도록,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만의 스토리와 재미를 담아내겠다.

김형길: 오랫동안 서비스하며 인기를 끈 IP의 파생작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라그나로크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IP인 만큼,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라그나로크 프로젝트'는 라그나로크 IP에 있어 딱 그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역시 성공적으로 런칭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하겠다.

전병규: 원작 팬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라며, 우리도 퍼블리싱에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