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 Korea2026. 6. 24.

팀 스위니 인터뷰: 언리얼 엔진 6의 AI 도입과 현대 게임이 흥행에 고전하는 이유

요약

“게임 업계의 소셜 생태계가 얼마나 심각하게 망가졌는지 결코 간과해선 안 됩니다.”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 기조연설이 끝난 후 몇 시간 뒤, 에픽게임즈'창립자 겸 CEO인 팀 스위니와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 마커스 와스머를 만나 새로운 언리얼 엔진에 관한 모든 것을 논의했다. 에픽게임즈는 막 언리얼 엔진 6가 2027년 말 얼리 액세스로 출시되며, 약 12~14개월의 테스트를 거쳐 정식 론칭된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또한 무대 위에서 여러 …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 기조연설이 끝난 후 몇 시간 뒤, 에픽게임즈'창립자 겸 CEO인 팀 스위니와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 마커스 와스머를 만나 새로운 언리얼 엔진에 관한 모든 것을 논의했다. 에픽게임즈는 막 언리얼 엔진 6가 2027년 말 얼리 액세스로 출시되며, 약 12~14개월의 테스트를 거쳐 정식 론칭된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또한 무대 위에서 여러 개발자가 언리얼 엔진이 자사 게임의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돌파하게 했는지 설명했고, 차세대 엔진에 통합될 최신 AI 툴도 성황리에 시연했다.

현재 게임 산업이 전례 없는 혼란기를 겪고 있다는 말은 이제 진부하게 들릴 정도지만, 이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반 소비자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은 하드웨어 가격, 연일 들려오는 개발 스튜디오 폐쇄 소식, 그리고 그 틈새를 파고든 AI의 전방위적인 도입까지 모든 것이 얽혀 있다. 초대형 대작들의 근간을 이루는 뼈대로서 언리얼 엔진이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지금, 에픽게임즈와 그들의 기술력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게임 산업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 우리는 아래 이어지는 인터뷰를 통해 이 모든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IGN: 언리얼 엔진 6는 향후 AAA급 대작 게임 개발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개발비가 천정부지로 솟고 툴이 점차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에게 더 매끄러운 환경을 제공하고 제작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보인다. 수년 내로 다가올 UE6 시대로의 전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방향성을 듣고 싶다.

와스머: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개발 효율성의 극대화다. 게임의 규모가 방대해지면서 제작 난도 역시 급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엔진 내부의 아키텍처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이 모든 과정을 한층 매끄럽게 다듬을 계획이다. 여기에 AI 제작 파이프라인의 도입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시연에서 보여주었듯, 지루하고 반복적인 실무 작업을 대거 덜어내 개발자가 순수하게 창의적인 영역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두 번째 혁신은 게임 간 상호 운용 가능한 에셋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생태계 경제를 창출한다는 점이다. 이 정도 규모의 상호 연결성을 구현한 사례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업계에 전무했다.

스위니: 무엇보다 조작 방식의 극적인 단순화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내가 1세대 언리얼 엔진을 직접 개발한 이후, 하드웨어의 신기능을 활용하고 엔진의 성능을 확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세대를 거듭할수록 엔진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이제는 언리얼 엔진 5를 실행하고 5단계까지 깊숙이 들어가는 MUI 중첩 메뉴를 보고 있으면 숨이 막힐 지경이 된 것도 사실이다.

또한, 기존 C++ 프로그래밍 모델은 최고급 전문가 수준의 코딩 역량을 요구했다. 그래서 언리얼 엔진 6의 대대적인 개선 작업 중 하나는 우리가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 함께 포트나이트에서 성공적으로 개척해 온 벌스(Verse) 스크립팅 언어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UE6의 핵심 게임플레이 개발 언어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유니티(Unity)나 고도(Godot) 같은 엔진이 가진 직관적이고 쉬운 개발 환경과 UE6가 자랑하는 최고 수준의 AAA급 기술력을 하나로 결합하는 셈이다. 엔진의 복잡성을 길들이기 위해 AI 프롬프트를 적극 도입했다. 시스템에 명령을 내려 파티클 시스템의 뼈대를 생성하고 세밀한 수치만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매번 똑같은 절차를 반복하는 기계적인 코딩 작업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중요한 디테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해방감을 선사할 것이다.

엔진 초기 시절, 구조가 복잡해지기 전 개발자들이 느꼈던 그 순수한 마법 같은 감각을 되살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튜토리얼 영상을 보며 며칠씩 허비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창조하는 과정이 놀랍도록 쉽고 방대한 창작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IGN: 방금 전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 기조연설은 주로 개발자 친화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렇다면 엔진의 내부 구조를 잘 모르는 일반 게이머 입장에서는 이 변화가 어떻게 체감될지 설명해 준다면?

스위니: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각 게임의 인게임 경제가 서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게임이 모든 요소를 무조건 공유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맥락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전체 게임 생태계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면 공유할 수 있는 자산이 산더미처럼 많다. 인간형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든 게임이 '이모트'를 공유하고, 비슷한 아트 스타일을 가진 게임들이 캐릭터 외형을 서로 호환한다고 상상해 보라.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자신이 구매한 치장성 아이템이 본인이 소유한 수많은 다른 게임에서도 그대로 연동된다면 그 가치는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지금 즐기고 있는 특정 게임을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 뒤에 그만두더라도, 어딘가에서 다른 게임을 계속 즐기는 한 내가 시간과 돈을 들여 얻어낸 결과물이 지속적인 가치와 효용을 유지하는 생태계. 이것이 미래 게임 산업에 창출할 거대한 기회라고 확신한다.

와스머: 조금 더 직관적인 변화를 덧붙이자면, 소규모 인디 팀들이 대형 자본을 뛰어넘는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기조연설에서 시연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나 노 로(No Law)를 보면 극소수의 팀이 만들어낸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퀄리티를 뽐낸다. 언리얼 엔진 6 시대로 진입할수록 소규모 스튜디오들의 이 같은 체급 파괴 현상은 일상이 될 것이다.

IGN: 언리얼 엔진 기반 게임에서 항상 대두되는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스팀덱이나 ROG 엘라이 같은 휴대용 UMPC의 폭발적 인기 증가, 그리고 중저사양 PC 환경을 위한 퍼포먼스 스케일링과 최적화다. UE5는 이 부분에서 다소 기복을 보였는데, 차세대 엔진에서는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와스머: 사실 이 문제는 5.7과 5.8 버전을 거치며 이미 꾸준히 개선해 오고 있으며, UE6에서도 그 기조를 확고히 이어갈 것이다. 우리 에픽게임즈 역시 게임 개발사다. 포트나이트 유저들도 다른 게이머들과 똑같은 프레임 드랍이나 기기 호환성 문제를 겪고 있으며, 우리는 모바일 기기부터 하이엔드 PC까지 아우르는 확장성을 구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무대에서 시연한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시스템 루멘(Lumen)의 가벼운 버전 역시 더 많은 유저가 저사양 환경에서도 루멘의 화려한 광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연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메쉬 터레인(Mesh Terrain) 역시 나나이트(Nanite) 지원 기기와 미지원 기기를 동시에 완벽하게 대응하도록 설계된 신기술이다. 나나이트를 지원하지 않는 플랫폼용으로 패키징할 경우, 기존의 무거운 랜드스케이프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가벼운 일반 메쉬 형태로 변환되어 훨씬 쾌적한 프레임을 보장한다.

따라서 최적화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 최신 엔진 기능이 실제 출시되는 게임에 적용되기까지는 약간의 텀이 있지만, 점점 더 많은 게임이 5.7과 5.8 기반으로 출시되면서 눈에 띄는 효율성 개선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언리얼 엔진 6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파이프라인에 대기 중인 최적화 관련 로드맵이 수두룩하며, 이는 차세대 엔진의 핵심 근간이 될 것이다.

스위니: 결국 꾸준히 쌓아 올린 최적화 노하우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의 부활에서 보듯, 우리는 최고급 스펙의 하드웨어부터 저사양 안드로이드나 출시된 지 수년이 지난 구형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게임이 원활하게 구동될 수 있도록 엔진을 갈고닦는 데 막대한 노력을 쏟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자가 일일이 손대지 않아도 엔진 스스로 게임 내 콘텐츠를 하드웨어 성능에 맞춰 '자동 스케일링'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자가 온갖 꼼수와 우회 기법을 쥐어짜내야만 저사양 구동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나나이트 같은 차세대 시스템이 알아서 확장성을 조절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앞으로도 이 자동화된 최적화 기술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IGN: 오랫동안 최첨단 기술의 최전선에 서 있던 분들의 시각이 궁금하다. 이런 고도의 엔진으로 개발된 최신 게임을 즐기기 위해 유저들이 감당해야 하는 하드웨어 진입 장벽, 심지어 중급기 부품조차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비싸진 전례 없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엔진 개발 과정에서도 이 점을 염두에 두는지 묻고 싶다.

스위니: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메모리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시장의 가격 경쟁을 극단으로 몰아붙였고, 이것이 고스란히 게이밍 하드웨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참으로 유감스러운 사태다. 다만 나는 이것이 길어야 2~3년 정도 지속될 일시적 현상이라고 본다.

분명 아시아 전역에서 막대한 규모의 반도체 공장들이 건설 중이며, 머지않아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해 내며 공급 부족 사태를 진정시킬 것이다. 하지만 그전까지 우리 개발자들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지금까지 게임 업계가 의도했든 아니든 늘 하드웨어 발전의 속도, 즉 '무어의 법칙'에 기대어 퍼포먼스 문제를 은근슬쩍 덮어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최적화 작업에 훨씬 더 많은 피땀을 쏟아야 할 때다.

와스머: 개발 부서 내부에서도 매일같이 논의하고 경계하는 핵심 의제다. 스위니의 말처럼 지금 당장은 하드웨어 성능의 비약적 향상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 기대해선 안 된다. 자연히 모바일과 메인스트림급(중사양) PC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최적화의 압박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지고 있다.

IGN: UE5.8과 UE6에서 MCP 서버를 도입하고 다양한 거대 언어 모델(LLM)을 엔진 생태계에 편입시키는 행보가 흥미롭다. AI의 범용성이 나날이 확장되는 작금의 사태에서, 두 분이 생각하는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 내 AI의 진짜 역할은 무엇인가?

와스머: 철저하게 '유용한 조력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불과 작년 11월에 나왔던 코드 생성 툴들을 돌아보라. 당시엔 썩 훌륭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엔지니어링 파이프라인에 가볍게 끼워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비약적으로 올랐다.

핵심은 앞서 말했듯 게임 개발에 수반되는 끔찍한 단순 반복 작업을 박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엔진 크래시가 났을 때 고급 엔지니어가 반나절 동안 로그를 뒤적이며 원인을 분석하는 건 엄청난 인력 낭비다. AI가 단 20분 만에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요약본을 던져준다면, 그 엔지니어는 남는 시간 동안 엔진의 최적화 효율을 끌어올리거나 콘텐츠 개발팀의 작업을 돕는 등 본연의 업무에 역량을 쏟을 수 있다. 결국 AI 역시 상황과 목적에 맞게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하는 도구일 뿐이며, 쓸모없는 영역과 빛을 발하는 영역이 명확히 나뉠 것이다.

스위니: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래서 에픽게임즈는 초기 단계부터 '우리가 직접 언리얼 엔진 전용 AI 코딩 모델을 만들지 않겠다'고 결론 내렸다. 대신 누구든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AI 모델을 엔진에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데 집중했다. 우리가 MCP 서버를 구축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개발자들은 클로드(Claude)든 제미나이(Gemini)든 입맛에 맞는 툴을 가져다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거의 1~2주가 멀다 하고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경쟁적으로 신기능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는 이 모든 혁신을 지원하는 든든한 뼈대 역할을 할 것이다. 게임 개발자가 파이프라인의 어느 구간에 어떤 AI 툴을 배치할지 주도권을 쥐고, 생산성을 한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방정식을 스스로 찾아내길 바란다.

IGN: 생성형 AI가 개입될 때 피할 수 없는 꼬리표가 바로 '창작자의 예술적 의도(Artistic intent)' 훼손 논란이다. 시연에서는 MCP와 클로드의 코딩으로 가상 세계의 기반을 쌓아 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스팀 같은 플랫폼에서는 AI 사용 여부를 엄격하게 명시해야 하고 AI 배척주의를 고수하는 유저층도 두텁다. 세계관과 게임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AI의 개입과 예술적 가치 보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생각인가?

와스머: 언리얼 엔진의 모든 파이프라인은 창작자의 예술적 의도를 최대한 훼손 없이 보존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시연에서 보셨듯, 프롬프트 한 줄 달랑 입력하고 운 좋게 그럴싸한 결과가 튀어나올 때까지 주사위 굴리듯 수백 번 재생성 버튼만 누르는 식의 작업이 아니다.

AI가 빚어낸 기초 모델은 유저가 엔진 내에서 언제든 세밀하게 뜯어고칠 수 있는 완전한 언리얼 기반의 씬(Scene)이다. AI의 역할은 여러 창의적 선택지를 초고속으로 탐색하도록 도와주는 브레인스토밍 도구에 가깝다. 대략적인 영감이 잡히면 결국 창작자가 직접 엔진의 파라미터를 손으로 조작해 장인정신을 담아 최종 마감재를 다듬는 구조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통제권은 전적으로 인간의 손에 쥐어져 있다.

스위니: 와스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게임 역사상 위대한 명작들은 언제나 훌륭한 개발팀의 피땀 어린 헌신에서 탄생했고, 이 진리는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다. 물론 세대가 바뀔 때마다 저질 게임의 형태도 변해왔다. 과거에는 단순한 망작들이었다가, 어느 순간 남의 에셋을 무단으로 기워 만든 에셋 짜깁기 게임들이 넘쳐났고, 이제는 영혼 없는 'AI 양산형 게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프로페셔널한 크리에이터와 열정 넘치는 진지한 인디 개발자들의 손에 이 툴이 쥐어진다면, 그것은 예술적 성취를 향한 폭발적인 가속 페달이 될 것이다. 과거 도트 픽셀을 찍던 장인들이 포토샵이라는 신문물을 받아들였을 때, 그리고 2D 게임이 3D 그래픽으로 진화했을 때처럼 말이다. AI 역시 방대하고 복잡한 블루프린트 구조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엮고 끔찍한 버그와 씨름하던 고통에서 개발자를 구원하여 창작의 본질에 더 다가서게 해주는 세대적 진화일 뿐이다.

IGN: AI의 예술성 밖의 물리적 한계점, 바로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 센터 운용과 기하급수적인 에너지 소비 문제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엔진 차원에서 이런 환경적 문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강력한 도구를 언리얼이라는 캔버스에 쥐어주는 데에만 의미를 두고 있는가?

스위니: 그 문제는 근본적으로 AI 모델 제공업체들이 짊어지고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본다. 현재 일부 AI 기업들은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 실제 운용 비용보다 훨씬 싼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천문학적인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향후 로컬 기기 자체에서 구동되는 AI와 서버 기반 클라우드 AI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을 것인지, 업계 전반에 걸친 치열한 구조조정과 자정 작용이 일어날 것이다.

에픽게임즈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우리에겐 이 빅테크들의 초거대 모델들과 정면 승부할 막대한 자본력이 없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시중에 나온 모든 AI 모델이 언리얼 엔진과 완벽하게 통신할 수 있는 최고의 MCP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첨단 모델을 최대 성능으로 돌린다는 것은 뼈아픈 비용 지출을 의미하기에, 결국 시장 원리에 따라 개발자들은 스스로 효율성을 통제할 것이고 기술 최적화는 모두의 생존이 걸린 최우선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IGN: 스위니 CEO는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다. 하드웨어 가격 폭등 못지않게 현재 업계를 짓누르는 공포는 바로 AAA급 대형 스튜디오들의 연이은 붕괴 현상이다. 뼈대 굵은 명가들이 반토막 나거나 모회사에 의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 되는 참사를 목도하고 있다. 게임 개발의 역사를 관통해 온 입장에서, 대형 스튜디오들의 몰락 원인은 무엇이며 이 잔혹한 현실에서 어떤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보는가?

스위니: 내가 이 업계의 가장 오래된 화석 중 하나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해해선 안 되는 게, 업계에 불어닥친 지각변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는 1980년대 최악의 아타리 쇼크를 겪으며 자란 게이머 세대다. 2D에서 3D로 넘어가던 격동기에도 기존의 문법을 고수하던 수많은 게임들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증발했다. 비트토렌트로 대변되는 불법 복제의 철퇴가 업계의 숨통을 끊어놓을 뻔한 시절도 있었다. 당시 크라이시스(Crysis)의 판매량은 고작 10만 장이었는데, 실제 플레이한 사람은 1000만 명이 넘는다는 웃지 못할 괴담이 돌았을 정도니까. 위기를 돌파하는 해법은 언제나 다차원적이었다.

보통 7년에서 10년 주기로 세대가 교체될 때마다 기술적 혁신이 누적되면서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고 소비하는 근본적인 생태계 자체가 뒤집힌다. 여기서 도출할 수 있는 가장 바보 같은 오답은, 그저 전 세대보다 막대한 개발비를 기하급수적으로 쏟아부어 찍어 누르려 하는 것이다. 시장 파이는 결코 개발비에 비례해 커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개별 게임들의 실패 요인을 짚어볼 수도 있다. 막대한 자본을 태운 초대형 신작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성도가 처참해서 망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근 대형 멀티플레이어 게임들의 붕괴 양상을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게임 자체의 만듦새는 나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라이브 서비스의 생명줄인 '초기 대규모 유저 풀 확보'에 실패해 시장 원리에 의해 짓눌려 버리는 사례가 훨씬 더 잦다.

유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단순한 흥행 실패작들의 사례는 논외로 치고, 거시적인 구조적 지각변동에 주목해야 한다. 요즘 게임은 단순한 멀티플레이어를 넘어, 친구들이 한데 모여 무엇을 하고 어떻게 놀지 결정하는 거대한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 경제의 무게중심 역시 완전히 이동했다. 유저들은 이제 게임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보다 게임 내 가상 아이템을 결제하는 데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호흡이 긴 초대형 라이브 서비스 멀티플레이어 게임일수록 인게임 경제 생태계가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승자 독식 현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작이라 해도, 이미 확고한 생태계를 구축한 철옹성 같은 기존 인기작을 꺾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선발 주자들이 수년간 축적해 온 수십억 달러 규모의 콘텐츠 업데이트와 유저 충성도 앞에, 소규모 팀의 신작이 정면 승부를 거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다.

이것이 과거의 위기들과 궤를 달리하는 오늘날의 세대적 난제다. 과거에는 특정 문제에 대응하는 일차원적인 타개책이 통했지만, 지금은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압도적으로 효율적인 파이프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훌륭한 게임을 시장에 내놓아야만 한다.

지금처럼 거대한 대작 게임들(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이 네트워크의 가치가 사용자 수에 비례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의 압도적인 수혜를 누리며 수많은 유저를 가두어 둔 생태계 속에서, 신규 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무엇일까? 바로 기득권 대작들의 경제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낙수효과를 누리며 초기 모멘텀을 얻는 것이다. 유저들이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여러 게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어디서든 인정받고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상 아이템을 끊임없이 찾아 나서게 한다면, 침체된 게임 시장의 심장 박동을 다시 뛰게 만들 수 있다.

게임 업계의 소셜 생태계가 얼마나 심각하게 파편화되고 망가져 있는지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게임은 크로스 플랫폼을 표방한다. 모바일 간, PC와 콘솔 간 벽을 허물었고,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처럼 문자 그대로 전 세계 모든 플랫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구동되는 괴물 같은 게임들도 존재한다. 이들과 맞서 싸우려면 결국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며 매끄럽게 작동하는 네이티브 소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한다.

에픽게임즈와 몇몇 선구적인 크로스 플랫폼 개발사들은 이미 그 거대한 소셜 생태계를 구축해 냈다. 포트나이트 세계관 안에서는 기종의 장벽이 무의미하다. iOS, 안드로이드,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PC 유저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에서 서로를 친구로 맺고 소통한다. 우리는 이 성취를 얻기 위해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싸워야 했다. 특히 소니와의 격렬한 대립 끝에 2018년 콘솔을 아우르는 진정한 크로스 플레이의 빗장을 풀어냈고, 이 결단은 업계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다수의 게임 개발사들은 단일 플랫폼의 폐쇄적인 갈라파고스에 갇혀 있다. 엑스박스 유저는 플레이스테이션 유저와 기본 음성 채팅조차 할 수 없고, 닌텐도는 아예 별개의 섬에 고립되어 있다. 스팀 유저들 역시 개별 게임사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자체 커스텀 시스템을 깔아주지 않는 이상, 콘솔 친구들과 대화 한마디 나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이 꽉 막힌 체증을 뚫어낼 마스터키는 모든 플랫폼 간의 소셜 기능을 태생적이고 자연스럽게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거대 플랫폼 홀더들과 AAA급 대형 게임사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동단결해야만 한다.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다. 이 거대한 연결은 참가자 모두에게 천문학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가장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생태계가 통합되면 각 플랫폼의 유저 참여도와 체류 시간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그 시스템 위에 올라탄 모든 게임 역시 엄청난 바이럴 효과를 누릴 것이다.

에픽게임즈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엑스박스 진영, 로블록스, 라이엇 게임즈, 텐센트, EA 등 업계를 호령하는 탑티어 게임사들의 인프라가 하나로 묶인다고 상상해 보라. 파이를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모두가 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이 모든 서비스의 종착지인 유저들이 가장 행복해할 것이다. 이보다 완벽한 업계의 해피 엔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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